예비유니콘 특별보증 돌입
30년 벤처 발굴경험 살려
될성부른 기업 15~20곳 선별
최대 100억원까지 파격 지원
[ 김태현 기자 ] 기술보증기금(이사장 정윤모·사진)이 예비유니콘 기업을 육성해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유니콘 기업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 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말한다.
기보는 13일 “세계 경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라며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예비유니콘으로 잡아 국가경제를 회복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보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성공 경험이 축적돼 스케일 업(규모 확산)돼야 국부 증대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벤처창업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타트업 중 10% 정도의 고성장 스케일 업 기업이 신규 일자리의 3분의 1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정부와 기보는 △신산업 창업, 고기술 스타트업 발굴 △벤처투자시장 내 민간자본 활성화 △스케일 업과 글로벌화 지원 △벤처투자 회수 및 재투자 촉진 △스타트업 친화적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보는 그동안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기술평가보증, 보증연계투자 등 기술금융 종합 지원을 펼쳐 매출 1000억원 기업 572개사 중 527개사(92.1%), 코스닥 상장기업 1351개 중 1112개(82.3%), 유니콘 기업 7개사 중 5개사를 발굴했다. 지난 30년간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앞장서온 셈이다. 기술력이 우수한 벤처기업 중 초기단계의 프런티어 벤처기업, 도약단계의 기보-스타 벤처기업 지원제도, 우수 전문인력이 창업한 기업에 대한 테크밸리 지원제도, 해외진출 보증, 코스닥 상장특례평가를 시행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 업을 지원해 성과를 내고 있다.
기보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그동안 혁신성장을 위한 기보의 정책이 혁신기업 전반에 걸친 안전망으로서 양적 공급 위주의 보증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 ‘될성부른 기업’에 선택적이고 집중적으로 지원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제1호 계획은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제도’다.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대규모 성장자금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전략이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신설은 한계점에 봉착한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정책을 극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유니콘 기업은 전통적 산업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단기간에 고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신산업을 육성해 국가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국내외 벤처투자기관에서 5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시장검증), 최근 3개년 매출 증가율이 연평균 20% 이상이거나 전년도 매출이 직전연도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한 기업(성장성), 기보의 기술사업평가등급이 BB등급 이상으로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혁신성)에 제공된다. 기보 최고의 기술평가조직인 중앙기술평가원의 평가를 거쳐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한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우선 1000억원을 목표로 15~20개 기업을 선발하기로 했다. 성과를 봐가며 보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윤모 이사장은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기보는 2000년대 초 벤처 붐 조성에 앞장섰던 소중한 자산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경제 혁신성장의 견인차인 기술혁신형 예비유니콘을 지원해 제2 벤처 붐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