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위해
제대로 된 新공항 구축 필요"
부산 상공계 등 지역사회
가덕신공항 재추진 정부 결단 요구
[ 김태현 기자 ]
부산시가 ‘가덕신공항’에 올인했다. 김해신공항으론 미래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상공계도 처음엔 반대의 목소리도 일부에서 나왔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선택의 길을 건넜다는 판단에서 부산시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무늬만 제2도시 부산이지 경제성적표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덕신공항만한 게 없다는 현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공항건설의 1차적 책임자인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은 명실상부한 영남권의 대표공항이라며 가덕신공항은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부산시가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국무총리는 국토부에 선택권을 넘겼다. 대구 경북지역에선 동남권의 가덕신공항 추진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로선 부산시와 정부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공항의 위치가 어떻게 최종 결정될지는 대통령 결단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 9일 정부의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에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는 27일 국회에서 ‘김해신공항 보고회’를 열고 건설 백지화를 위한 ‘바람몰이’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은 지난달 24일 부산시청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김해신공항 건설계획 검증단 최종 보고회를 열고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해신공항은 매우 위험하고, 24시간 운항 및 확장이 불가능하며, 지역민 반대 극복 어려움과 경제성 부족, 심각한 환경 훼손 등 여섯 가지 조건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2007년 정부도 김해공장 확장은 어렵다고 했고, 2016년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의 입지결정 용역 결과도 신공항 후보지 선정이 법적, 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하는 바람에 안전과 소음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졸속 비과학적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제대로 된 신공항이 구축돼야 2030년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산월드엑스포를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이 엑스포는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불리는 월드엑스포는 160개국에서 5050만 명이 참가한다. 5조원을 투입해 수입은 5조6000억원, 생산유발효과는 4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8억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50만 명의 취업유발효과가 생겨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이 같은 대형 행사를 치르면서 제대로 된 직항로가 없어 기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부산의 한 상공인은 “정부가 김해신공항 확장사업을 지역 주민을 설득하지 못한 채 계속 밀어붙인다면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며 “김해신공항과 가덕신공항을 놓고 지역민의 염원과 국가 차원의 이익을 다시 한번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공항 전문가는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예산은 6조7000억원인데 항로를 위협하는 산악장애물을 처리하는 비용을 더하면 9조6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진다”며 “이 비용은 새로운 공항을 지을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부산은 철도와 북극항로가 열리면 기종착지로 자리잡는다. 시는 육해공 물류의 흐름을 연결시켜 경쟁력 있는 교통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제대로 된 하늘길이 열리고 바닷길, 육로로 서로 연결되는 ‘트라이포트(Tri Port)’시대가 열려야 부산은 물류와 함께 관광, 문화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할 기반을 갖출 것”이라며 “대형 국책행사를 개최하면 파급효과가 부산은 물론 동남권으로 확장되고 남부권까지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지방시대가 기반을 잡아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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