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성공 비율 6.8% ... 미국의 절반
중국은 가치 1조 이상 '유니콘' 속출
한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에 비해 신성장 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아 민간 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3일 내놓은 ‘한·미·중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비교’에서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이 총 45억 달러(약 5조원)을 유치해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991억 달러(약 117조원), 중국은 1131억달러(약 134조원)로 중국이 투자 규모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앞섰다. 한국 스타트업 투자액은 절대 규모에선 미국이나 중국에 크게 못 미쳤지만, 과거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06%로 미국(21%)과 중국(94%)을 웃돌았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최근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인수·합병(M&A)이나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엑시트’,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등으로 대표되는 투자 성공 사례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무협은 분석했다. 창업-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무협에 따르면 2013~2015년 초기 투자를 받은 138개 한국 스타트업 가운데 엑시트에 성공한 곳은 5.8%인 8개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67개의 투자 유치 스타트업 중 12.3%인 1064개(12.3%)가 엑시트에 성공했다.
중국의 엑시트 비율은 4.2%(600개 중 25개)로 낮았으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는 600개 중 41개(6,8%)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 138개 중 2개(1.4%)만이 유니콘으로 거듭났다. 미국은 엑시트 사례가 많아 유니콘은 상대적으로 낮은 30개(0.3%)에 그쳤다. 김보경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더 많은 투자를 유입시키려면 핀테크,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산업 분야 규제 완화가 필수”라고 진단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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