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의 버스 노동조합이 파업 예정일을 하루 앞둔 14일 임금 인상 문제 등을 놓고 사측과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정부가 버스 준공영제 확대를 포함한 대책을 내놨고 대구 버스노조가 지난 13일 사측과 합의로 파업을 철회하는 등 일부 지역은 조정이 진전되는 모습이다.
반면 조정에 실패하는 곳에서는 15일 '교통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인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2차 조정 회의를 하고 막판 협상을 벌인다.
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노동시간 단축과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을 포함한 복지기금 연장 등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임금 인상과 복지기금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노선버스 업체 적자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서울 노선버스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노동 조건이 좋아 막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의 노사 협상은 한층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도 사업장은 재정 여건이 열악하고 인력도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15개 버스노조는 이날 오후 1시 사측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밤 10시부터 최종 조정 회의를 할 예정이다.
노조는 서울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버스 운전사 월급은 310여만원으로, 서울(390여만원)보다 80만원 정도 적다.
정부는 버스 요금 인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와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로 묶인 경기도가 서울시에 요금 동반 인상을 요구하는 데 대해 서울시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 광주, 전남 등의 버스노조도 이날 오후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회의를 하고 사측과 최종 담판을 벌인다.
정부 여당이 파업 예정일을 앞두고 잇달아 내놓은 대책이 전국 각지의 막판 담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버스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재정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버스노조는 15일 오전 0시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오전 4시를 기해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노동계에서는 일부 지역 조정 회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으면서 전국적으로 15일 새벽은 돼야 회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수송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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