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훌루의 단독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픽사, 마블스튜디오, 21세기폭스, 루카스필름 등을 잇달아 인수해 ‘콘텐츠 공룡’이라 불리는 디즈니가 훌루까지 독점 경영하면서 미디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디즈니가 NBC유니버설이 보유한 훌루 지분 33%를 2024년 디즈니가 사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입가는 최소 275억달러(약 32조6000억원)로 정했다.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는 디즈니에 훌루의 경영권을 즉각 넘기되 3년간 훌루의 콘텐츠 라이선스를 유지하기로 했다.
훌루는 2007년 디즈니, 폭스,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이 공동 설립한 스트리밍 전문업체다. 디즈니는 나머지 공동 설립자들의 지분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장악해 나갔다. 지난 3월 21세기폭스를 7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폭스가 보유한 훌루 지분까지 함께 손에 넣었다. 지난달엔 워너미디어를 통해 갖고 있던 훌루 지분 9.5%도 인수했다. 이번에 컴캐스트의 지분까지 넘겨받으면서 훌루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이번 인수는 스트리밍 업계 강자인 넷플릭스를 견제하고 이 분야를 키우려는 디즈니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디즈니가 이미 자체적인 스트리밍서비스 출범 계획까지 세운 상태에서 훌루의 지분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디즈니는 지난달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오는 11월부터 미국에서 시행한다고 공개했다.
훌루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2800만명가량의 유료 가입자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만 서비스를 하는 만큼 전 세계 시장에서 1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와 차이가 벌어져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훌루는 인기있는 TV 시리즈와 영화, 라이브 TV쇼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훌루와 월트디즈니 브랜드가 결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콘텐츠를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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