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유인석, 구속영장 기각…수사 차질 불가피
박한별, 남편 유인석 영장심사에 자필 탄원서
황하나 뒤 봐준 경찰 수사는 현재도 진행형
경찰이 100일 넘게 집중해 온 버닝썬 수사를 마무리하며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15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찾아낸 유착 인물 중 그나마 고위급인 윤 총경에 대해선 직권남용이 해당됐을 뿐 뇌물죄뿐 아니라 청탁금지법도 적용하지 못 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기게 됐다.
전날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수 승리와 유인석 버닝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도 불투명한 상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고 천명한 후 16개팀 152명이라는 대대적인 인원이 105일을 매달려 수사한 것 치고는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평가다.
경찰이 승리를 18차례나 소환해 조사한 것도 뚜렷한 입증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만 끈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 대표의 부탁을 받고 술집 단속 정보를 미리 알아봐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유착'의 핵심인 뇌물죄 적용은 하지 못했다.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사건 개입의 대가로 금품 접대를 받은 사실이 입증돼야 하는데 앞서 식사와 골프를 여러 차례 접대받았다는 것은 드러났지만 접대받은 시점과 사건 개입 시점이 1년 이상 차이나면서 법망을 피해나갔다.
청탁금지법 적용도 못 했는데 청탁금지법은 한 번에 백만 원 또는 1년 기준으로 3백만 원 이상 받았어야 하는데 2년에 걸쳐 260여만 원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착 관련은 지난달 경찰관 8명 입건 이후 새로 드러난 게 없다.
경찰은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클럽 폭행 사건에 대해선 클럽 이사 등 2명을 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법원은 승리의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승리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네 차례 이상 성매매를 알선하고 본인도 성 매수한 데다, 클럽 돈 수억을 횡령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유 전 대표의 배우자인 배우 박한별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남편을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도 전해졌다.
탄원서에는 "제 남편은 이 상황을 회피하거나 도주할 생각이 전혀 없다.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해서 충실히 조사받을 것을 한 가정의 아내로서 약속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버닝썬 사태의 핵심 당사자인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면서 남은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버닝썬 수사와 별개로 마약혐의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에 대해 관련해서 경찰유착 혐의를 받고 있는 종로서, 관악서 소속 경찰 2명에 대한 수사는 아직도 결론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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