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후 기자 ]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쟁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해외 대규모 수주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볼보자동차 그룹과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회사는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시장 1위인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규모가 2025년까지 약 45조원 안팎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 이번 계약 규모를 최대 1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액은 110조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에 따라 LG화학은 모듈형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되는 전기차와 고성능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의 차세대 모델에 각각 배터리를 공급한다. 볼보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신차의 경우 전기차만 출시하고,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을 5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볼보그룹이 초대형 전기차 프로젝트에 어느 업체의 배터리를 쓸 것인지가 세계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중국에 현지법인을 신규로 설립하고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는 데 5799억원을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투자 지역과 규모 등 세부적인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은 두 개로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중국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과 함께 창저우(滄州)시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과 함께 성장한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따라 중국 현지에 추가로 신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며 “중국 외에도 미국과 헝가리 등 주요 지역에 투자를 이어가 2022년까지 6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60GWh는 일반적인 전기차의 경우 연간 200만 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넣을 수 있는 규모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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