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신형 에어컨도 3등급"…에너지효율 '1등급'이 사라졌다

입력 2019-05-16 08:51   수정 2019-05-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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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효율 등급 기준 강화
기존 1등급이 3등급으로 하락

등급 떨어져도 전기료는 그대로
"내년 1등급 출시…판매가 오를 듯"




1등급 에어컨이 사라졌다. 전력량 대비 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효율은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전기사용량이 적다. 1등급은 5등급 대비 약 30~4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에어컨을 구입할 때 에너지효율 확인은 필수다. 그런데 올해 출시된 에어컨 가운데 3등급 이상은 한 대도 없다. 에너지 절감효과가 뛰어나다는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역시 3등급이다. 어떻게 된 상황일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100여 종의 에어컨 가운데 1등급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에어컨이 3등급으로 전체 에어컨의 절반을 차지한다. 나머지를 4등급과 5등급이 채우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냉난방기에 대한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등급 간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기준을 올리면서 기존 1등급 에어컨이 3~4등급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1등급이었던 삼성 무풍에어컨, LG 휘센 씽큐 에어컨 등이 모두 3등급이 됐다. 대유위니아, 캐리어 에어컨도 마찬가지다.

등급이 떨어졌다고 에어컨 전기요금이 더 나오는 건 아니다. 업체들의 에너지 절감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 사용량은 매년 10~20% 씩 줄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1등급 에어컨보다 올해 나온 3등급 에어컨의 전기 사용량이 더 적다.

업체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에너지 등급을 마케팅 수단으로 내걸었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1등급 에어컨'이란 이유만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중견 업체들은 특히 그렇다. 그렇다고 정부 개정안에 적합한 1등급 에어컨을 내놓자니 단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 에어컨 신제품부터 1등급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단가가 최소 30% 가량 비싸질 것으로 보여 20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에어컨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컨 구매 패턴이 벽걸이·스탠드형 단독에서 '2 in 1 멀티에어컨'으로 옮겨가는 만큼 1등급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에어컨 트렌드가 '자연스러운 바람, 강력한 공기청정'로 넘어간 만큼 에너지효율보다 공기청정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1등급이었던 에어컨이 올해 3~4등급으로 나눠졌다"며 "조만간 1등급 에어컨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판매가격도 덩달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단가가 최소 20~30% 오르는 만큼 판매가격도 그 이상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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