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효주 기자 ] 일찍 찾아온 더위와 장기간의 가뭄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식재료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도매시장에서 ㎏당 4143원에 거래됐다. 1주일 전보다 51원 올랐다. 배추는 포기당 1173원으로 8.4% 뛰었다. 냉동 고등어는 10㎏당 3만800원으로 지난주에 비해 400원 비싸졌다.
여름이 예년보다 훨씬 일찍 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낮 최고 기온은 서울 30도, 세종 31도, 경북 의성 32도 등을 기록했다. 전국 기온은 평년보다 2~7도 더 높았다. 가뭄도 계속되고 있다. 5월에는 평균적으로 열흘에 사흘 정도 비가 내린다. 하지만 서울은 이달 들어 비가 내리지 않았다. 경기 북부와 영서 북부, 충남 서해안은 ‘심한 가뭄’ 상태다.
일교차가 커지면서 돼지 생육도 늦어지고 있다. 돼지가 받는 스트레스가 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기온이 오르면 돼지는 시장에 내다팔 수 있을 정도로 잘 크지 못한다”며 “도축 물량이 줄어들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당 현재 4000원 선에서 올여름 5400원까지 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가들은 기온이 가장 낮은 새벽 시간에 가축이 축사 이동과 출하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가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노지 작물도 강수량이 부족해 출하가 늦어지고 있다. 땅이 메마르면서 배춧잎 등이 여러 겹으로 둥글게 여무는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당분간 무, 배추, 양배추 등의 채소 시세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스프링클러를 투입하고 긴급 급수에 나선 농가도 등장했다.
물고기가 잘 잡히지 않는 어한기를 맞아 해양수산부는 대책을 마련했다. 다음달 11일까지 정부 비축 수산물 1만1659t을 방출한다. 방출 품목은 명태(9403t) 고등어(1012t) 오징어(524t) 갈치(616t) 참조기(104t)다. 전국 주요 전통시장에 우선 공급한다. 방출 수산물은 시중 가격보다 약 10~30% 낮은 가격에 풀 예정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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