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적은 대장서 살아남아
아동·대장증후군 환자에 효과
[ 전예진 기자 ]
프로바이오틱스 열풍 속에 낙산균을 이용한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낙산균은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병원성 세균을 죽이는 낙산을 다량 생성하는 균입니다. 사람의 장을 비롯해 토양, 물, 곡류, 우유 등에 존재하는데요. 뷰티르산균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낙산균은 유산균보다 생존력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산균이 생성하는 젖산균은 위산, 담즙산 등에 의해 죽기 쉬운데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유산균을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인공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균을 보호하기 위해 단백질 코팅을 하고 장용성 캡슐에 넣는 것이죠. 낙산균은 스스로 자연캡슐인 ‘아포(Spore)’를 생성해 생균을 보호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도 살아남는 혐기성 균이어서 대장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위산과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도 유산균보다 뛰어납니다.
낙산균은 유산균과 마찬가지로 장 건강 개선에 가장 큰 효과를 보입니다. 낙산균이 장내에서 발아하면서 생성하는 낙산이 변비, 묽은 변, 복부 팽만감, 과민 대장 증후군 등 현대인의 장 질환에 도움을 주는데요. 낙산균은 장까지 가는 속도가 빨라 섭취 후 30분 만에 소장 상부까지 내려오고 두 시간 이후 소장 하부까지 도달한다고 합니다. 이 밖에 당뇨, 비만, 항염, 항암 등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낙산균으로는 미야리산균이 있는데요. 미야리산균은 1933년 일본 지바 의과대학의 미야이리 지가지 박사가 발견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습니다. 이 균이 생성하는 미야리산이 부패균을 비롯한 다양한 위장 병원균에 길항 작용을 합니다. 비피도박테리아와 락토바실루스 등 장내 유익균과 공생해 정장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야리산은 젊은이들에겐 생소하지만 50~60대 이상에선 꽤 인지도가 있습니다. 1983년 청계약품이 국내에 미야리산을 처음 출시해 인기를 끈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연간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였죠. 이후 한독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강미야리산정’과 ‘미야리산U정’을 독점 판매했는데 유산균에 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의 홍수 속에 미야리산은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는데요.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본 직구(직접구매)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신신제약이 최근 미야리산의 판권을 인수해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포화 상태인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유산균과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동안 유산균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낙산균을 복용해볼 만합니다.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복용하는 환자, 암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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