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활동 끝으로 하니·정화, 소속사 떠나
[ 우빈 기자 ]
“EXID가 해체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저희가 원한 건 해체가 아닙니다. EXID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멤버 다섯 명이 같아요. 그래서 이번 활동을 감사한 마음으로 뜻깊게 하겠습니다. 해체나 탈퇴 같은 단어들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지만 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끼리 계속 갈 겁니다.”
걸그룹 EXID 멤버들은 끝내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었다. 지난 15일 오후 새 앨범 ‘위(WE)’ 발매를 앞둔 쇼케이스에서였다. 이번 신보는 재계약을 하지 않고 소속사 바나나컬쳐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하니·정화와 함께하는 마지막 5인조 완전체 앨범이다. ‘개인보다는 우리’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유다. 멤버들은 “해체가 아니라 전환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멤버들이 흩어지기 때문에 EXID 5인의 완전체는 ‘WE’ 활동을 끝으로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EXID는 이번 앨범을 통해 ‘EXID 흥행 공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멤버들의 목소리가 바탕이 되던 곡의 흐름에서 벗어나 변주로 반전을 주며 한층 세련된 모습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미앤유(ME&YOU)’는 서정적 멜로디로 시작해 카리스마 넘치는 반전이 돋보이는 뭄바톤 장르다. 멤버 LE가 ‘미앤유’를 포함한 전곡을 프로듀싱했다. 퍼포먼스도 달라졌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안무에만 집중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칼군무도 있고 댄스 브레이크에도 신경을 썼다. EXID의 7년 활동 중 가장 파워풀한 퍼포먼스다.
‘미앤유’는 발매 당일 네이버 뮤직 3위, 소리바다·벅스 2위 등 국내 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고, 이후에도 ‘차트 인’을 지키며 EXID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멤버들이 직접 작사한 팬송 ‘WE ARE..’가 주목된다. 멤버들은 완전체 컴백을 기다릴 팬들을 위해 각자 파트의 가사를 직접 썼다. 울음이 터져 잠시 녹음 중단 사태를 겪었다는 솔지는 “다섯 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뭉클하고 짠했다”며 “앞에 녹음된 멤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 슬펐다”고 털어놓았다.
2012년 ‘HOLLA’로 데뷔한 EXID는 2014년 발표한 ‘위아래’가 팬의 직캠(직접 찍은 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아예(AH YEAH)’ ‘핫핑크’ ‘내일해’ 등의 히트곡을 잇달아 발표했다. 갑상샘 기능항진증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멤버 솔지가 돌아와 지난해부터 완전체 활동을 재개했으나 이번엔 하니와 정화가 소속사를 나가게 됐다.
남은 솔지와 LE, 혜린은 당분간 개인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일본 활동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앞으로 1년간은 5인조를 유지한다. LE는 “전환기를 앞둔 마지막 앨범인 건 맞지만 EXID의 마지막은 절대 아니다”며 해체설을 부정했다. 솔지도 “유닛은 있으나 3인의 EXID는 없을 것 같다”며 “(완전체 활동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서로 소통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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