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여성 김모 씨는 평소 산부인과를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몇 년 전 자궁 관련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고 이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건강을 체크하고 있다.
자주 가면 3~4개월에 한 번, 못 가더라도 반년에 한 번씩 들러 검사를 받고 가벼운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주위 여자친구들은 "산부인과 너무 자주 가면 문란해 보인다"며 핀잔을 줬다. 이들은 산부인과에 대해 "자주 가봐야 좋은 곳 아니다"라는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김 씨는 "모든 여자친구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10명 중 4명 정도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어보니 의사가 직접 검사할 때 수치심을 느낀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도 산부인과에 처음 갔을 때 민망했던 기억이 있어 친구들의 입장은 이해가 된다"고 털어놨다.
김씨 친구 중 1명은 3개월 동안 생리를 계속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심각한데도 병원을 가지 않는다는 것.
김씨는 "10년지기 친구라 설득해 산부인과에 데려 가려 했는데 거부했다"라며 "저보고는 '산부인과를 너무 자주 간다', '건강염려증 걸린 것 아니냐'고 되려 잔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산부인과 자주 가면 문란하다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무식한 것", "산부인과는 병원일 뿐이다", "건강 관리 또한 자기 관리", "여성이 산부인과 출입하는 게 뭐가 이상한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씨의 의견에 동조했다.
난임의 원인 중 하나인 자궁근종 유병률이 12년간 4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30 젊은 가임기 여성들에게 자궁근종의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통해 자궁근종과 같은 다양한 여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만 20세를 기준으로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만 12~13세 이후에 초경이나 2차 성징 발달에 대해 전문의의 상담과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서양의 경우 2~3년에 한 번씩 검사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대한 부인종양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1년에 한 번 자궁경부 세포 검사를 권하고 있다.
한 전문의는 "10대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증상이 있어도 부끄럽다는 이유로 방문을 꺼려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있다"면서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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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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