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신사업을 만들지 적극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지켜보며 삼성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로 어떤 새로운 사업을 만들 것인지 좀 더 적극적으로 결정해 국민에게 설명하면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년 이상 시민운동을 하면서 지켜보니 법률적 위험 관리에만 매몰된 그룹은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다"며 "거기에만 머무르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느꼈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고 의사 결정자가 지배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동일인 지정을 현실과 좀 더 부합하도록 개선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재계 의견 등을 수렴해서 좀 더 현실과 맞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대기업의 총수를 지정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데, 재벌 시책의 적용 범위를 정하기 위해 동일인을 정할 뿐, 재벌 그룹의 최고 의사 결정자가 누구인지는 그룹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재벌의 구조적 요인에 대해 근본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무조건 실패한다"며 "100점짜리 하나의 수단이 아니라 30점짜리 3개의 수단을 합해서 90점의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엄정한 법 집행과 재벌의 자발적 개선 유도, 법제도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