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정계 복귀 가능성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차기 대선 주자설을 비롯한 정치 재개 가능성을 일축하며 ‘작가 유시민’을 강조해왔던 유 이사장이 최근 들어 온도차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유 이사장은 지난 14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고 말고는 제 마음이다. 나중에 제가 하게 되면 욕하라”고 말했다. 지난달 방영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서도 비슷한 뉘앙스로 언급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면서도 만약 복귀하면 욕하면 된다고 했다.
지난 18일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정치 재개를 거듭 촉구하자 ‘제 머리 못 깎는 중’에 비유해 답변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역할도 맡은 양 원장과의 대화 중 나온 답변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20일 KBS 라디오 방송에서 “유 이사장의 발언이 정치하는 쪽, 대통령 후보가 되는 쪽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했다.
그간 유 이사장이 정치 재개는 없다고 한 것은, 범여권이 상당한 우위를 점한 배경이 뒷받침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공공연히 ‘20년 집권론’을 펼 정도였다. 하지만 정권 중반에 접어들면서 야권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 이사장의 등판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탄력을 받는 이유다.
이제는 단순한 정계 복귀 여부를 넘어 “차기 대선에 유 이사장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같은 구체적 상황을 가정한 질문을 던질 때가 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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