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은 “한국 정부 측에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한 지 4개월 이상 지났지만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협의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중재위원회 개최를 한국 측에 요청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날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은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한국 정부는 중재에 응할 협정상의 의무를 지고 있다”며 중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측이 요청한 중재위원회에는 제3국의 위원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청구권협정은 분쟁 해결 절차로 정부 간 협의에 이어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개최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중재위 개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정부간 협의 요청을 한국 정부가 수용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중재위원회는 정부 간 협의와 마찬가지로 한국 측의 동의가 없으면 열릴 수 없다. 외교부는 일본 측의 요청과 관련해 “제반 요소를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중재위 개최와 관련, 한국에 사전설명이나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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