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년의 역사 벤츠, 내연기관차와 결별 선언

입력 2019-05-21 07:56  

20년 안에 친환경차로 전환
새 비전 ‘앰비션 2039’ 발표





세계 자동차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내연기관차와 ‘결별’을 선언했다. 1886년 고틀립 다임러와 칼 벤츠가 각각 내연기관으로 달리는 차를 발명한 지 133년 만이다.

각국의 환경 규제에 ‘전동화(전기차 등 전기 구동력 활용)’가 앞으로 본격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차기 독일 다임러그룹 회장 내정자인 올라 칼레니우스(50·사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20년 내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바꾸겠다”며 벤츠가 나아갈 방향과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2025년 전 라인업에 최소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며 “소형 차량인 A클래스는 물론 플래그십(최상위) 세단 S클래스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에는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친환경차로 채우겠다”고 강조했다.

칼레니우스 회장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탄소 중립적인 ‘앰비션 2039’이란 새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벤츠는 20년 뒤 총 3번의 신차 개발 주기 안에 지속 가능하며 탄소 중립적인 방향으로 차량을 만드는 ‘체질 개선’을 이뤄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9년을 기점으로 더 이상 내연기관차를 만들지 않기로 선언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생산 시설도 바꾸기로 했다. 독일 진델핑겐에 들어설 예정인 ‘팩토리 56’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같은 전략은 2022년까지 유럽 내 모든 공장이 적용을 받게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친환경적인 생산을 달성할뿐 아니라 기존 대비 뛰어난 경제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앰비션 2039엔 원자재 재활용 방안 역시 포함돼 있다. 벤츠는 차에 쓰이는 소재를 최대 85% 재활용해 주기별 친환경성을 확보한다.

칼레니우스는 “이런 움직임은 기술과 비용 측면에서 거대한 도전 과제”라며 “강력한 의지로 ‘세상을 움직이는 첫 번째 움직임(First Move the World)’을 보여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친환경차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도 소개했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 시리즈’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HEV)인 ‘EQ 부스트’ 플러그인하이브리드 ‘EQ 파워’ 육성에 중점을 둔다. EQ 파워는 주행 성능을 끌어올린 ‘EQ 파워 플러스’ 등 2단계로 나눠 선보일 계획이다.

칼레니우스는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 AMG 또한 하이브리드화될 것”이라며 “메르세데스 AMG의 이름을 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를 만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다임러그룹 새 수장인 칼레니우스는 1995년부터 신기술 연구와 벤츠 승용부문 연구개발총괄 등을 맡아왔다. 비(非)독일인으로는 처음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오슬로=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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