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땐 美 이동통신 '3강 체제'
[ 김현석 기자 ] 미국 이동통신업계 3위 업체인 T모바일과 4위 업체인 스프린트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시장 독과점 우려로 과거에 실패한 M&A지만, 5세대(5G) 통신망의 미 전역 구축을 조건으로 승인해 주려는 움직임이다.
아지트 파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을 승인하도록 FCC 위원들과 재무부에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파이 위원장은 “두 회사 합병은 미국 내 5G 통신망 배치를 촉진하고 고객들이 좀 더 빠른 모바일 데이터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모바일은 지난해 4월 스프린트를 2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고 승인을 신청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미국 이동통신업계는 버라이즌, AT&T, 합병사 등 3개 업체 중심으로 재편된다. 양사는 합병 후 3년 내 인구의 97%를, 6년 이내에 99%를 커버하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버라이즌, AT&T 등과 가정용 인터넷 사업에서 경쟁에 나서기로 했으며 향후 3년간 요금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합병이 이뤄지려면 FCC 전체 위원 표결과 법무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제안한 처방들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동·시민단체와 민주당도 양사 합병이 요금 인상 및 일자리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양사는 2014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FCC 반대로 실패했다. 2011년엔 AT&T가 T모바일 합병을 추진했지만 법무부와 FCC가 반대해 좌초됐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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