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우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산하 현대제철비정규지회가 21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현대제철은 하청업체 직원의 사용자임을 인정하라’는 게 집회의 목적이다.
이들은 현대제철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이 원청인 현대제철 직원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도 급여 등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월 ‘차별 시정 권고’를 내놨음에도 현대제철이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런 민주노총의 주장 중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인권위가 “적정 도급비를 보장하도록 노력하라”고 권고한 직후 현대제철은 “차별 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권위에 차별 시정 계획서를 냈고, 도급비 적정화도 시행 중이다.
인권위는 현대제철 계획서의 타당성 검토 결과를 이르면 다음달 내놓을 계획이다. 인권위 발표를 앞두고 민주노총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근본적인 의문은 이들이 왜 비정규직인가 하는 점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등 국내 4개 사업장에는 현대제철 소속 직원 8000여 명, 하청업체 소속 직원 1만2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하청업체 소속 ‘정직원’을 ‘현대제철의 비정규직’이라 부르고 있다. 비정규직의 법적 정의는 한시적근로자(계약직)와 시간제근로자(아르바이트), 비전형근로자(파견직 등)의 세 가지 유형을 말한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노조’라 칭하는 건 세력을 불리기 위한 일종의 조합원 확대 ‘마케팅’이라는 게 기업들의 분석이다. 파견법은 대부분 산업에서 원청이 하청직원에게 작업 지시 등을 하면 원청에게 직접고용 의무를 부과한다. 노동단체들은 하청 직원들을 비정규직이라고 칭하고 ‘원청 정직원이 되게 해주겠다’며 하청 노조를 독려해왔다.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차별은 마땅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그러나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정규직을 대기업 비정규직이라 부르는 식의 갈등 조장은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원청과 하청을 가리지 않고 상처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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