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율도부지 매각땐
1조원 이상 추가 확보 예상
부채비율, 연말께 200%로↓
[ 황정환/이상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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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5월 23일 오후 4시15분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부실로 대규모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던 한진중공업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기존 주주의 주식에 대한 차등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을 마친 한진중공업은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를 재개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연내 한진중공업 부실을 완전히 털고 매각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당국 등에 따르면 산은은 이르면 연내 한진중공업을 시장에 되팔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위해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서울 동서울터미널 부지, 인천 북항 율도 부지,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 등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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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크 조선소로 인해 한진중공업이 본 손실 규모는 약 2조5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비크 조선소 부실을 잘 떨어낸 만큼 한진중공업은 정상 기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채권단 관측이다. 채권단이 가지고 있는 출자전환 주식의 보호예수기간은 올 11월 말 만료된다. 하반기 매각 절차가 이뤄질 경우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거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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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진중공업은 올해 1조원이 넘는 현금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를 통해 올 1분기 기준 2조727억원 규모인 부채를 연내 6000억원대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면 지난해 자본잠식으로 무한대를 기록한 부채비율 역시 200%대로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연간 1150억원에 달했던 금융비용 역시 110억원대로 감축된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매각 중인 두 곳 외에도 부동산 개발 가치가 높은 영도 조선소까지 포함하면 한진중공업은 추가적으로 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제 남은 과제는 매각뿐”이라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산은은 한진중공업의 조선 부문과 건설 부문을 나눠서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 산은은 오는 7월 본격 출범하는 산은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에 한진중공업을 보내 사업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최근에는 산은 구조조정본부가 직접 시장에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한진중공업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진중공업 재무 상태가 신속하게 개선되면서 산은 일각에서 굳이 넘길 필요가 있느냐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매각 주체가 어디가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요 부동산 부지를 매각하고 나면 회사 재무구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처럼 오랫동안 보유해선 안 되고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넘겨야 한다는 것이 이동걸 산은 회장 방침인 만큼 매각을 서두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정환/이상은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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