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가 국내 색조화장품 전문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 화성코스메틱의 새주인이 됐다.
22일 투자업계(IB)에 따르면 SC PE는 지난 16일 류경훈 화성코스메틱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0% 가운데 70%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125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류 대표는 나머지 지분 30%를 보유하고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화성코스메틱은 아이브로우 등 색조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ODM 업체다. 다른 브랜드 아이브로우에 비해 얇으면서도 부러지지 않게 제조할 수 있는 자체 기술력을 보유해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로레알, 아나스타샤, 나스 등이 주요 거래처다. 글로벌 화장품 상위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국내 ODM 업체는 화성 코스메틱이 유일하다.
SC PE는 화성 코스메틱의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색조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화장품 업계는 '기초' 화장품 중심에서 '색조' 부문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확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100% 자동화 설비를 갖춰 인건비나 가동률 상승에 따른 비용 압박이 없다는 점도 투자 요소로 고려됐다.
SC PE는 이 회사의 기업 가치를 약 1800억원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억원의 12배 수준이다. 일반 제조업체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EBITDA의 10배 정도에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프리미엄을 준 셈이다. 화성코스메틱의 지난해 매출은 550억원을 기록했고, 15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SC PE의 화성코스메틱 인수는 국내 화장품 업체에 대한 첫 투자다. SC PE는 2016년 당시 국내 1위 마스크팩용 부직포 제조업체인 피앤씨산업 인수를 검토했으나 거래 막바지에 무산됐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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