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유튜버'가 불지핀 아로나민 논란

입력 2019-05-24 17:18   수정 2019-05-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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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활성 비타민 성분
푸르설티아민과 벤포티아민 비교



[ 전예진 기자 ] 최근 한 약사 유튜버의 ‘아로나민 디스’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일동제약의 종합영양제 아로나민골드(사진)가 가성비가 낮다는 내용이었죠. 이 영상은 70만 뷰를 돌파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상상 이상의 정보가 범람하는 유튜브인지라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법도 할 텐데 일동제약은 뼈아팠던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간 780억원어치가 팔리는 초히트 상품인 아로나민이 흔들리면 좋을 리 없기 때문이죠.

일동제약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결국 유튜버는 영상을 내렸습니다. 영상을 보진 못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했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니까요. ‘먹은 날과 안 먹은 날의 차이를 느껴보라’는 광고카피로 비타민계에서 절대 왕좌를 지켜온 아로나민도 요즘 영향력이 커가는 유튜브는 의식이 됐나봅니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비타민 B1의 효능 논란에 불을 댕겼습니다. 유튜버는 아로나민에 들어 있는 푸르설티아민보다 벤포티아민이 더 우수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를 뒷받침하는 독일 논문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정반대의 임상 결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반박했습니다.

푸르설티아민은 혈뇌장벽(BBB)을 통과해 뇌에 도달하는 반면 벤포티아민은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다면 푸르설티아민을, 신체적 피로가 고민이라면 벤포티아민을 선택하라는 조언은 이런 이유에서 나온 겁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푸르설티아민의 뇌 이용률이 뛰어나다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마저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알약 비타민으로 복용한 B1이 체내에서 실제로 이용되는 비율은 둘 다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결국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게 답입니다.

푸르설티아민이 들어 있는 제품은 아로나민과 액티넘이 대표적인데요. 벤포티아민 제품은 임팩타민(대웅제약), 메가트루(유한양행), 벤포벨(종근당) 등이 있습니다. 벤포티아민의 인기에 고용량 제품들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종합비타민 제품들은 성분도 다양하고 하루 한 알만 먹어도 될 정도로 함량이 높은데요.

이런 제품들과 비교하면 아로나민의 성분 종류와 함량이 적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유튜버뿐만 아니라 다른 약사들도 지적해온 부분입니다. 일동제약은 성분이 많다고 다 좋은 게 아니고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반박합니다.

아로나민이 여전히 고함량 신제품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테죠. 이번 일을 계기로 일반의약품에 대한 건강한 토론과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길 바랍니다.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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