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웨이 이용자들 업데이트 안될까 우려
미국의 중국 제재가 이어지면서 국내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혼란에 빠졌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구글 소프트웨어 제공 중단을 선언해서다. 미국의 유예 조치, 화웨이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웨이 제품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의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구글 소프트웨어 중단 조치에 따른 것이다.
네티즌 A씨는 "화웨이 메이트10을 사용중인데, 구글 중단 소식이 나왔다"며 "기존 화웨이폰들은 구글 서비스를 계속 업데이트 한다고 봤는데 괜찮을까요?"라고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더이상 화웨이에 구글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세컨폰으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한국에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거냐"고 물었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P9·P9 라이트·P9 플러스·P10 라이트·P20 라이트·노바 라이트2 등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태블릿 제품을 포함한 약 20개의 제품이 이번 미국의 제재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 관심사는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 앱(응용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게재한 한 화웨이 이용자 C씨는 "화웨이 미디어패드가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샀는데, 안드로이드를 못쓰게 된다고 한다"며 "반품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했다.
특히 지메일, 구글 플레이, 구글 지도, 유튜브, 크롬 브라우저 등 구글의 핵심 서비스를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될 전망이어서, 이는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에 치명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이러한 반응에 대해 '기우'라고 해명했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안드로이드 사용 중단에 보도에 대한 화웨이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미 판매된 스마트폰·태블릿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와 AS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해 구글 거래 중단을 3개월 유예했지만, '화웨이 때리기'가 장기화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화웨이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 자체 운영체제(OS)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지만, 구글이 확보하고 있는 IT 생태계를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국내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적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0.3%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애플이 16.7%로 잇고 있으며, LG전자가 14.3%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화웨이 스마트폰 이용자가 지극히 적은 편이기 때문에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미미하다"면서도 "다만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재제에 따른 소비자 불안은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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