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터뷰] 아이콘 "국가대표 블록체인 명성 회복하겠다"

입력 2019-05-26 08:04   수정 2019-05-27 10:39

최지영 아이콘루프 공공사업담당이사 인터뷰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진행
9월 P-Rep 선거로 완벽한 탈중앙화 추진
기부 시장 진출 계획도




“그간 사업기획과 개발에만 집중해 아이콘이 많이 조용하다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해외에서 위상도 다소 낮아졌구요. 올해 하반기부터는 준비해온 결과물들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최지영 아이콘루프 공공사업담당이사(사진)는 “해외에 나가면 ‘아이콘은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이사는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수석담당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아이콘루프에 합류했다. 그는 “아이콘에 합류한 지 6개월이 됐다”며 “블록체인이 삶의 수준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는 것을 보여줄 사례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아이콘이 하반기 선보일 프로젝트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다.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위고(WeGO)와 협력해 글로벌 도시들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고가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을 하는 도시들을 대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모집하고 아이콘이 기술과 노하우를 후원하는 식이다.

최 이사는 “도시는 지구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3%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50%가 모여있는 가장 중요한 주거공간”이라며 “도시들은 스마트시티로 나아가고 있는데, 스마트시티는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고 데이터와 자산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연결성과 신뢰성 확보에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고 스마트시티 사업을 준비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콘은 이번 주부터 200개에 달하는 위고 회원 도시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6월 중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도시를 선정할 계획이다. 7월부터는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도시들의 관심도 뜨겁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말레이시아 페낭, 몽골 울란바토르, 오만 무스카트, 아프가니스탄 카불 등 다양한 도시에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고민을 공유하며 아이콘과의 시너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최 이사는 “블록체인이 어떤 기술이고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로 구현할 수 있는 사례들을 몇가지 제시했더니 각 도시로부터 문의 메일이 오고 있다”며 “도시가 블록체인으로 하고 싶은 사업과 아이콘이 함께 낼 수 있는 시너지를 검토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 프로젝트 단위로 상품화해 각국 도시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위고 의장도시인 서울시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아이콘의 루프체인은 서울시의 블록체인 표준 플랫폼이기도 하다. 최 이사는 “서울시는 서울의 스마트시티 비전을 다른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으로 만드려 한다”며 “지속적인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서울에서 아이콘으로 무언가 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한 성과를 함께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연초 공개한 피렙(P-Rep·Public Representative)도 올해 하반기 선정된다. P-Rep은 아이콘 네트워크 블록 생성과 검증, 정책을 주도하는 블록프로듀서(BP)다. 오는 9월 온체인 선거로 22개 P-Rep과 78개 서브 P-Rep이 선출될 예정이다.

최 이사는 “현재 24개 후보가 들어왔다. 북미,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지역적으로도 고르게 분배됐다”며 “6월부터 매스마케팅을 통해 아이콘이 본격 탈중앙화 된다고 알릴 계획이기에 150~200개 후보를 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 BP들이 가진 문제를 조사하고 거버넌스 구조를 디자인한 덕분에 후보들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블록체인 BP의 경우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며 운영비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블록 생성에 참여하지 못하는 서브 BP에게는 보상도 돌아가지 않는다. 아이콘은 P-Rep이 필요한 운영비를 직접 제시하고 서브 P-Rep에게도 암호화폐 스테이킹 비중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 이사는 P-Rep 선거로 개인 이용자들도 큰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여러 P-Rep들의 득표 상황을 보며 실시간으로 투표해 아이콘이 탈중앙화되어 작동하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네트워크 발전을 위한 제안을 하고 인센티브를 받는 EEP(Ecosystem Expansion Project), 이용자들이 분산형 애플리케이션(디앱·DApp)에 투표하는 DBP(DApp Booster Program)가 운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연말에 P-Rep이 모이는 아이콩그레스(Icongress) 열 계획”이라며 “그 자리에서 아이콘의 운영 방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콘이 하반기 선보일 다른 소식으로 최 이사는 기부 시장을 꼽았다. 그는 “기부금의 투명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기부 단체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투명성 관리에 큰 비용을 들이고 있다”며 “기부금을 해외로 송금할 때 드는 시간과 수수료도 기부 단체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모두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라 이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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