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마스크팩으로 돌풍
상장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색조·기능성 화장품 사업 확대
[ 이우상 기자 ] “기업공개(IPO)를 원동력으로 삼아 아모레퍼시픽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엘앤피코스메틱을 키워내겠습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PO 엑스포 2019’의 첫 강연자로 나선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은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방탄소년단(BTS)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마스크팩 ‘메디힐’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연내 상장이 목표다. 권 회장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과의 무역분쟁 때문에 후퇴한 사업 실적을 다시 최대 4000억원 규모로 되돌려놓겠다”고도 했다.
“M&A로 화장품 시장 강자 되겠다”
2009년 권 회장이 설립한 엘앤피코스메틱은 저가 제품 중심의 마스크팩 시장에 ‘반기’를 들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장당 500원 안팎이 주류이던 마스크팩 시장에 2000원이 넘는 제품들을 내놨다. 올라간 가격만큼 품질과 성능을 높였다. 주름개선에서부터 미백, 피부진정 등 다양한 효과를 넣은 220종 제품을 선보였다. 마스크팩 메디힐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자 경쟁기업들도 고가 마스크팩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미 시장 강자로 자리잡은 메디힐을 따라잡지 못했다. 국내 마스크팩 시장 점유율 1위 메디힐에 힘입어 엘앤피코스메틱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권 회장은 IPO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으로 국내외 화장품 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화장품 업체도 눈여겨보는 중”이라며 “기존 마스크팩뿐 아니라 색조 및 기능성 화장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종합화장품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IPO 통해 투자자도 돈 벌게 하겠다”
이날 강연에서 권 회장은 IPO를 진행 중인 기업이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시장 기대가 가장 컸던 2017년이나 지난해에 IPO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서둘러 증시에 상장했다면 회사는 돈을 벌었겠지만 투자자들은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했다. 매출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나오는 엘앤피코스메틱은 2016년 4015억원이었던 매출이 2017년 3286억원으로 18.2% 줄었다. 영업이익은 36.8% 감소했다. 사드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실적도 2017년에 비해 개선되지 못했다. 권 회장은 “투자자들이 엘앤피코스메틱에 투자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좋은 실적과 모멘텀(성장동력)으로 IPO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내외 유통채널 강화는 엘앤피코스메틱의 올해 최우선 과제다. 올해부터 미리 준비해야 올 연말 상장 후 내년에도 성장동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오는 7월엔 서울 합정동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화장품 박물관을 연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에서다. 국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다. 미국 드러그스토어 월그린에도 입점한다. 8월 중 미국 전역 2000개 매장에서 메디힐을 판매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내년부터는 미국 매출도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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