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車] 현대·기아차, 5년 만에 시장점유율 반등 조짐

입력 2019-05-28 08:00  

증권가 “올해 세계 점유율 7.8%” 전망
SUV 체질 개선, 5년 만에 반등 기대감
하이브리드 라인업 가세





현대·기아자동차가 세계 시장에서 5년 만에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잘 팔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라인업 재편 전략이 적중한 결과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7.6%로 집계됐다. 2014년 8.9%로 고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1.3%포인트 뒷걸음질쳤다.

시장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7.4%, 4.9%로 나타났다. 2014년과 비교하면 미국이 0.5%포인트, 중국은 4.4%포인트 빠졌다.

시장 점유율 하락의 주원인은 SUV 라인업 부족과 주력 모델 노후화다. 이 밖에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 부진 등도 악영향을 줬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와 쏘나타, K5(옵티마) 등을 주력으로 내세워 왔다. 실제 현대차는 미국 판매량 가운데 약 55%가 세단이다. 기아차의 경우 소형(K3) 및 중형(옵티마) 세단 판매 비중이 34%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상황이 확 달라졌다. 신차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효과에 힘입어 SUV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한 덕분이다.

기아차가 북미 전용 모델로 내놓은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출시 이후 판매량이 지난 2월 4630대(공장 출고 기준)에서 3월 6331대, 지난달 6364대로 늘어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올 하반기 미국으로 수출을 앞두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현대·기아차가 SUV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전망”이라며 “미국과 중국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올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7.8%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7.6%)보다 0.2%포인트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반등은 5년 만이다. 판매 부진이란 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여기에 전동화(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전기 구동력 활용) 등 SUV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의 대대적 변화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 소형 SUV인 코나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이와 함께 투싼과 싼타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에 전기 모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아차의 경우 쏘렌토와 스포티지, 미니밴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세단 위주로 하이브리드카(HEV) 라인업을 구성해 왔다”며 “SUV로 확대될 시 단숨에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이 연 40만~50만 대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나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SUV 모델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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