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환골탈태’ 팬오션, 6년만에 자본시장 노크

입력 2019-05-28 09:49  

다음달 공모 회사채 500억원 발행
재무구조 개선되자 자금조달 재시동



≪이 기사는 05월27일(11: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견 해운사 팬오션이 약 6년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한 때 해운업황 침체에 따른 경영난으로 생존의 기로에 섰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며 다시 자본시장에 명함을 내미는데 성공했다. 하림그룹에 인수된 뒤 경영환경이 한층 안정화된 것도 ‘복귀’에 한 몫 했다는 평가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다음달 말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3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중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주관을 맡았다.

팬오션이 자본시장에서 공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STX그룹 계열사 시절인 2013년 3월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 이후 6년3개월만이다. 이 회사는 해운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그 해 6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그 이후 2년 동안 고비용 장기 용선계약을 해지하는 등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강도 높은 채무 재조정을 거친 뒤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됐다.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하림지주가 팬오션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새 주인을 맞은 뒤 팬오션은 수익성 회복에 성공하며 재무구조를 차츰 개선해갔다. 2013년 영업손실 2221억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는 2014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매년 꾸준히 이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2039억원, 올 1분기 4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포스코,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 시장지위가 탄탄한 화주들과 지속적으로 장기운송계약을 맺으면서 수익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팬오션은 지난해 매출(2조6683억원)의 40%가량을 장기운송계약을 통해 거뒀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빚을 갚아가면서 차입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말 약 2조5000억원에 달했던 총 차입금은 올 1분기 말 약 1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변화에 힘입어 2013년 투기등급(BB+)까지 떨어졌던 신용등급이 2017년 ‘A-’로 올랐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7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속적인 출자전환과 2015년 하림그룹이 인수를 위해 투입한 금액으로 회생채무를 갚으며 차입금을 크게 줄였다”며 “현금흐름까지 개선되면서 재무구조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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