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의 글로벌 컴퍼니] "임원 보수체계 바꿔라"…도마 위에 오른 월마트

입력 2019-05-28 10:57   수정 2019-05-2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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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밀런 월마트 CEO, 지난해 2400만달러 급여 받아
글라스 루이스 "주가는 떨어졌는데…임금-실적 무관"




주요 주주 자문기관들이 미국 월마트에 “임원 보수체계를 바꾸고 성희롱 예방책을 보완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2400만달러(약 280억원)의 급여를 챙긴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도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주 열리는 월마트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월마트 경영진은 이사회 급여, 이사회 구성, 직장 내 성희롱 방지책 등과 관련해 주주들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영향이 크다. 샌더스 의원은 월마트와 아마존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근로자 권리 강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작년 11월 ‘스톱 월마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직원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이 시간당 임금을 최소 15달러로 정하지 않으면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다. 샌더스 의원은 월마트가 임원 급여 인상을 억제하고 근로자들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글라스 루이스, ISS 등 기업 주총 자문기업들도 월마트 임원 보수계획 등에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글라스 루이스는 “(현행 임원 보수 계획이)임금과 실적 간 연계성이 없다”고 했다. 맥밀런 월마트 CEO는 작년 총급여로 2360만달러를 받았다. 월마트 근로자의 중위 소득(전체 근로자의 소득 기준으로 50%에 해당하는 소득)은 지난 1월 말 기준 2만1952달러(약 2600만원)이었다. CEO가 중위소득보다 약 1000배 정도의 월급을 더 받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20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는 작년 근로자 평균 임금 인상률이 3% 미만이었다. 맥밀런 CEO의 작년 임금 인상률은 급여, 성과급 등을 포함해 3.6% 늘었다. 다른 임원들도 고액의 성과급을 챙겼다.

월마트는 이에 대해 “좋은 경영 결과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경영진이 동기 부여를 유지하도록 고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의 상당 부분이 성과급이라는 얘기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5150억달러를 나타냈다. 영업이익으로 220억달러를 거뒀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그러나 글라스 루이스는 “지난해 주가가 8% 하락하는 등 월마트의 보수 계획이 실적과 충분히 일치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자문기관인 ISS는 급여 계획은 지지했지만 월마트 이사회의 감독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투자자 제안에 찬성하라고 권고했다. 이사회 감독 강화가 투자자들이 직장 내 성희롱 등의 스캔들 위험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문기업들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물류업체 XPO로지스틱스 등에서도 이런 주주들의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미 우리는 강력한 성희롱 방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사회 감독 강화를 거부하고 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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