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요인'으로 순손실 낸 기업 주목하라

입력 2019-05-28 17:54  

'사업재편' SK네트웍스·S&T모티브
1분기에 영업익 내고도 순손실
밸류에이션 매력은 커져



[ 송종현 기자 ] 1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일회성 요인으로 순손실을 낸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시적 충격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커졌다. 2분기부터는 순손익도 정상궤도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업재편으로 순손실 낸 기업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대상 612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1분기에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순손실을 낸 기업은 35곳이다. 이 중 사업재편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순손실로 바뀐 곳은 SK네트웍스, S&T모티브 등이다.

작년 4분기 186억원의 영업이익과 134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SK네트웍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50억원으로 1.8배 증가한 반면 순손익은 -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SK네트웍스는 렌털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중국 석유사업중단손실을 1분기에 반영했다.

이로 인해 기타 부문에서 63억원의 순손실이 났다. 리스와 관련된 새 기업회계기준(기업회계기준서 제1116호)이 적용되면서 렌터카 부문에서 72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작년에 매분기 90억~150억원의 영업이익과 70억~300억원의 순이익을 꾸준히 거둔 S&T모티브는 올 1분기 139억원의 영업이익과 57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플랜트 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옛 자회사 S&TC를 지주회사인 S&T홀딩스에 넘기면서 중단사업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이들 기업은 2분기에 순손익 부문에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SK네트웍스와 S&T모티브의 2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25억원과 129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하고, S&T모티브는 1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서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57.6% 감소할 전망이다.

두산건설·아시아나, 영업익이 순손실로

매분기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리면서도 순손실을 내는 흐름이 고착된 곳도 있다. 두산·금호그룹 계열사 및 관련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차입금 규모가 커 영업으로 낸 이익을 대부분 이자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다.

두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에 각각 71억원과 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각각 124억원과 892억원의 순손실을 내 두산건설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지속됐고, 아시아나항공은 적자전환했다.

두산건설은 단기차입금 잔액이 작년 말 676억원에서 1분기 말 3570억원으로 5.2배로 급증했다. 1분기 이자비용은 207억원으로, 영업이익의 2.9배다.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이 1630억원에서 3105억원으로 1.9배로 불어났다. 1분기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의 9.1배에 달하는 662억원이다.

CJ CGV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으로 인한 신흥국 통화 약세로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CJ CGV는 1분기에 235억원의 영업이익과 8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순손실이 이어졌다.

CJ CGV는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22.1%에 해당한 52억원의 영업이익을 터키에서 올렸다. 하지만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1분기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15.3% 하락했다.

주요 주주들 저가매입 나서

전문가들은 “SK네트웍스, S&T모티브와 같이 일시적 요인으로 순손실을 낸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펀더멘털(기초체력)에 큰 문제가 없는 가운데 주식가치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낮아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주주도 ‘주가가 충분히 싸졌다’는 판단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올 들어 네 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서 지분율을 0.73%에서 0.76%로 높였다.

국민연금은 S&T모티브 지분율을 작년 말 11.34%에서 올해 1분기 말 12.70%로 확대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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