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계열사들, 올해 2兆 이상 마련
≪이 기사는 05월28일(11: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정유·화학 계열사들이 잇달아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자 영업비용 증가에 대비해 ‘실탄’ 마련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종합화학은 다음달 중반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3~10년 수준에서 여러 구간으로 나누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금액은 운영자금 및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SK그룹 정유·화학 계열사들은 올 들어서만 채권시장에서 2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SK인천석유화학이 영구채(신종자본증권) 6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20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SK에너지(5000억원), SKC(2000억원), SK케미칼(1500억원)도 적잖은 자금을 마련했다. 이들 회사 대부분이 조달한 자금 중 적잖은 금액을 원유 등 원재료 구매에 썼다.
지난해 말 크게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올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자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배럴당 57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그 이후 꾸준히 오르막을 타며 지난 24일 69.43달러까지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원유시장의 공급부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정유·화학사들은 핵심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를수록 제품 생산비용이 증가해 평소보다 많은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8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해 9~10월에도 롯데케미칼 여천NCC 한화토탈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등 국내 주요 정유·화학사들의 대규모 자금조달이 줄을 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은 오래 전부터 유가 움직임에 따라 발 빠르게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주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장기간 금리 하락세로 조달비용까지 줄어들자 적극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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