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미국 달러 사모으면 '죄'"

입력 2019-05-29 14:52   수정 2019-05-29 14:57

이슬람 율법학자 “달러 비축은 죄, 알라신의 저주받을 것”
일부 국민 “달러 매입은 투기 아니라 자산 보호 조치…권리 존중 필요”



파키스탄의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미국 달러를 매수해 쌓아두는 것이 중대한 죄라는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에 따른 명령)를 내놨다. 파트와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파키스탄 사회에서 종교·도덕적 지침으로써의 영향력이 크다.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슬람 수니파 무슬림성직자 연합인 파키스탄 울레마 협의회는 최근 이같은 파트와를 내렸다. 파키스탄이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는 국민들이 불필요한 달러 구매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파키스탄의 유력 성직자인 무함마드 타키 우스마니 전(前) 파키스탄 샤리아(이슬람율법) 법관도 최근 같은 해석을 내놨다. 그는 트위터에 “달러 가치가 올랐을 때 이득을 볼 요량으로 달러를 사들이고 비축하는 행위는 중대한 죄로 알라신의 저주를 받을 일”이라고 썼다.

파키스탄은 IMF로부터 39개월간 60억 달러(약 7조1580억원) 규모 구제금융을 받을 예정이다. 구제금융 프로그램 돌입을 앞두고 국민 일부가 미국 달러 사재기에 나섰다.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가 날이 갈수록 떨어져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달러당 파키스탄 루피 환율은 지난 1월 초 139.85루피에서 29일 오전 기준 151.5루피로 8.3% 뛰었다. IMF 구제금융 논의가 본격 마무리된 5월 중순 이후 상승폭은 더 가팔라졌다. IMF에 따르면 파키스탄 외환보유고는 2개월간 수입 대금을 간신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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