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첫 방송을 앞둔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에서 불편한 마찰음이 들린다. 스태프 측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해서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상승 전망의 핵심으로 지목돼 왔던 아스달연대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달 들어 주가도 21.1% 급락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 원인을 제작비 증가와 수익성 부진으로 보고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달연대기 측은 지난 28일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주제는 스태프들의 부당한 제작 환경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한 작가진들과 출연진들은 "공식입장을 참고해달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스튜디오드래곤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면서부터다.
스태프들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스태프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연장근로 제한 등에 대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태프 측은 해외 촬영에서 휴일 없는 연속 근로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브루나이 현장 촬영에서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의 휴일 없는 연속 근로를 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스튜디오드래곤은 "방송스태프 노조 및 한빛센터 면담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며 "제작가이드의 취지에 따라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주 68시간 제작시간, B팀 운영 등을 준수하며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며 "의혹이 제기된 '미술 분장팀 촬영시간' 등은 산정의 기준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 있어 아스달연대기는 중요하다. 세트장 등 대규모 제작비 투입으로 시즌1의 이익 기여는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있어 시즌1의 흥행 여부가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여서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즌1이 흥행해야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같이 높아지면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면 시즌2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이달 들어 21.1%(9만2400원→7만2900원) 하락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난 10일에는 당일에만 6.05% 떨어졌다. 큰 폭의 하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가는 계단식으로 내려갔다.
KB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하락을 아스달연대기의 제작비 증가와 수익성 부진에 대한 우려, 중국으로의 수출과 공동제작 지연 가능성 때문으로 봤다.
제작비 증가와 수익성 부진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손정훈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부터 판매, 광고 등을 염두에 두고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다"며 "광고수익과 넷플릭스 판매 등을 감안하면 소폭 적자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의 수익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중국으로의 콘텐츠 판매와 공동제작 성사 지연에 대한 우려가 확대돼서다. 공동제작 형태의 참여는 성사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 매출 발생 여부는 불확실할 것으로 봤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스튜디오드래곤은 전날보다 1300원(1.78%) 상승한 7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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