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인한 변동성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투자심리가 소폭 회복되더라도 지수 상승보다는 종목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고배당주로 방어적 관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주로 불확실성 완화 시점에 대비하는 이중 전략이 필요한 때다.
30일 오전 10시3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21포인트(0.46%) 상승한 2033.3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은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1.25% 하락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 장단기 국채의 금리역전 심화 등 경기둔화 신호로 인해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7%, 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69%와 0.79% 떨어졌다.
당장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0일로 미중 간 추가 관세부과가 현실화됐고 미중은 협상이 아닌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중국과 합의를 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마찰 장기화를 예고한 상태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희토류 수출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 제재가 부당하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을 줄이는 방안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양국이 단시일 내 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미중 관계가 분쟁에서 협상으로 전환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 심리가 소폭 개선된다해도 기업들의 이익 개선에 대한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면 결국 종목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증권은 시장을 '정상'과 '상승', '하락'의 3개 국면으로 구분하고 현시점을 '하락' 국면으로 판단했다. 코스피는 지난 1월9일을 기점으로 정상국면에 진입했다가 4월3일부터는 강세 국면에 진입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재부각되며 하락해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약세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 김중원 연구원은 "최근 5년 동안 주식시장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약세 국면 동안에는 고배당주와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높은 기업의 투자 성과가 양호했다"고 말했다. 약세 국면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보유 종목 숫자를 줄이며 방어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시장이 하락해도 안심하고 보유할 수 있는 '굿 퀄리티(질이 좋은)' 기업을 선호한다. ROE가 높으며 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고 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배당을 받으며 버틸 수 있는 기업을 의미한다. 현대차증권은 코스피200 종목 중 약세 국면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투자성과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효성 현대해상 GS HDC 등을 선정했다.
불확실성 완화 시점에 대비해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요구된다. 5G(5세대 통신와 카메라모듈 등 성장 경향이 확실한 종목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5G 관련 종목은 52.1%, 카메라모듈 관련 종목은 58.7% 상승하며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인 1.9%와 4.9%를 월등히 앞섰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위험관리를 우선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면서도 "다만 불확실성 완화 시점에 대비해 양호한 1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이익 전망이 긍정적인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5G 관련 통신장비 유망 종목으로 서진시스템을 선정하고 카메라 모듈 관련 종목으로는 파워로직스 파트론 엠씨넥스를 꼽았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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