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최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기지 설립이 요구되는 가운데, 세율과 인건비가 낮고 노동조합도 거의 없는 미 남부가 최적지로 꼽히고 있어서다.
LG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테네시주(州) 클락스빌에서 세탁기공장을 준공했다. 2017년 8월 착공한 이 공장엔 3억6000만달러가 투입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수입 세탁기에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한 데 따라 단기간에 설립했다. LG전자가 미국에 가전공장을 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10초에 한 대씩, 연간 120만대의 프리미엄 세탁기를 생산하게된다.
올들어 미국에선 거의 매달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 완공과 착공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의 조지아 태양광 공장과 CJ제일제당의 뉴저지 식품공장은 올해 초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조지아 커머스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갖고 16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또 이달 초 롯데케미칼은 31억달러를 투입해 지은 루이지애나 유화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은 지난해 초 완공됐으며, LG전자 인근에 있는 한국타이어의 테네시 공장은 2016년 말 가동을 시작했다.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이날 준공식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는 우호적 세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규제 환경을 갖고 있다”며 “기업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에 따르면 조지아 테네시 앨라배마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 남부 6개주에만 200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있다. 누적 투자액이 150억달러에 달하며 총 3만2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미 남부와 한국 기업들간의 인연은 1980년대 LG전자가 앨러배마 헌츠빌에 조립공장을 만든 게 처음이다. 이 공장에선 지금도 태양광 설비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2000년 SKC가 조지아에 폴리에스터 공장을 지었다. 2006년 현대차가 앨러배마, 2009년 기아차가 조지아에 공장을 지으면서 수많은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했다.
클락스빌=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