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혁신하자 기막힌 반전…침몰하던 MS·벤츠 '부활 찬가'

입력 2019-05-30 17:19  

경영학 카페

MS 나델라의 공감 리더십
벤츠 구원투수 디터 제체



지난해 말 이목을 끌었던 기사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시가총액 세계 1위 타이틀을 되찾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이렇게 장기간 1위 자리를 내놓았다가 다시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한때 MS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기업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구글·애플·아마존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한 물 간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구심을 떨쳐버린 MS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1990년대 MS는 매년 20~30% 성장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90% 안팎의 윈도 운영체제(OS) 덕분이다. 새로운 윈도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세계가 들썩였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멈췄다.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MS는 10여 년간 주가가 반 토막 날 정도로 추락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2014년을 기점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매년 MS의 시가총액이 60%가까이 높아졌다. 급기야 지난해 말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극적인 변화의 배경에는 MS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리더십이 있었다.

그는 전임 CEO 스티브 발머와는 다른 리더십을 발휘했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윈도 스마트폰 OS를 개발하고 노키아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그는 조직 내 관료주의와 엘리트 의식, 조직 간에 벽이 만들어지는 ‘사일로 현상’을 방치했다.

나델라는 이 같은 조직문화가 MS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공감’이라는 가치를 앞세우고 조직문화를 바꾸기 시작했다. 외부와의 공감으로 고객과의 소통이 증대했고 내부적으로는 조직 및 구성원 간의 소통이 늘었다.

피터 드러커는 “문화는 아침 식사로 전략을 먹는다”고 했다. 전략보다 조직문화가 우선임을 강조한 말이다. 두 CEO는 외부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펼쳤다. 하지만 전략이 실행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어떻게 구축했느냐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전략이 뜻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면 조직문화도 이에 한몫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의 최강자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BMW 등 경쟁사에 밀리기 시작했다. 판매 실적이 떨어지면서 기업 가치도 하락했다.

2006년 CEO에 취임한 디터 제체는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스마트화, 친환경 등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펼쳤다. 또 디지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추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조직문화 혁신이었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질병이 관료화라고 판단했다. 기존 관행에만 기대는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밖으로는 ‘젊은 벤츠’라는 슬로건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안으로는 이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보다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가진 신차들이 쏟아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명성을 다시 얻고 경쟁 기업들보다 앞서 나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략 실행을 위한 경영 요소를 점검하면서 적합한 조직 구조를 살펴봤다면 조직문화도 들여다봐야 한다.

조직문화는 전략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를 구성원의 가치와 신념으로 더욱 뚜렷하게 만들 수 있다.

강성호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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