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반포주공3주구 시공자 지위 일단 유지…법원 "취소 총회 성사 요건 충족못해"

입력 2019-05-31 16:03   수정 2019-05-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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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사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원이 시공자 지위를 박탈한 조합원 총회가 성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서다.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30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일부 조합원이 제출한 ‘시공자 선정 정기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현산은 2018년 7월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법원은 “시공자가 ‘수의계약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규정 위반이 아니고, 현대산업개발은 문제점으로 지적된 내용 중 상당수를 변경해 채무자에게 계약 체결을 제안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초 일부 조합원은 이 업체가 내놓은 수의계약서 내용이 입찰 제안서와 일부 다르다며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함께 시공사 선정 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일부 조합원은 입찰제안서에 포함된 외관, 조경, 커뮤니티 등의 무상 서비스 제공 품목이 실제 계약에서 축소·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또 예정세부공사 내역 또한 축소·삭제됨에 따라 공사비용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항변했다.

같은 날 법원은 이 단지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2019년 1월 임시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조합은 이 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권을 박탈했다. 하지만 법원은 “총회 당시 서면결의서를 철회한 인원 등을 제외하면 총회 성사 기준인 812명에 미치지못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조합은 서면결의를 포함해 총 857명이 이날 총회에 참석해 총회가 성사됐다고 공표한 바 있다.

◆법정 공방 이어질 듯

시공사 선정 총회 무효 여부를 다툴 본안 소송 변론기일은 오는 7월 19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길게는 2~3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는 “이미 가처분 신청 기각 사유가 명확히 나와 있으므로 본안 소송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항소를 거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법정공방을 이어가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시공권을 둘러싼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조합 집행부를 해임한 뒤 시공자를 조합원 총회를 거쳐 시공자를 교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조합원들은 오는 7월 7일 서초구 반포타운에서 최흥기 조합장을 비롯해 임원 6명의 해임 및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임시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체 조합원 중 과반수가 참석해 50% 이상 동의하면 해임안이 가결된다. 조합은 지난 2월에도 같은 목적으로 두 차례 임시총회를 추진했지만 참석 인원 부족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해임총회를 발의한 한 조합원은 “중단 없는 사업 진행을 위해 조속히 새로운 후임 임원을 선출해야 한다”며 “선관위에서 조합 양분을 이유로 임원 선출총회 주관을 거부하고 있어 직접 해임총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임총회가 성사될 경우 시공사 선정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집행부와 달리 새 조합 집행부가 시공사 재선정을 공약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아서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전용면적 72㎡, 1490가구 규모다. 조합은 정비사업을 통해 17개 동, 총 2091가구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총 사업비만 8087억원에 달한다.

민경진 / 구민기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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