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넷마블·카카오 참여
[ 이동훈/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 31일 오후 2시15분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거래로 주목받는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 인수전이 MBK파트너스의 막판 합류로 ‘5파전’으로 압축됐다.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거래인 만큼 인수 후보 간 합종연횡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시작한 넥슨 지주회사인 NXC 매각 본입찰이 이날 마감됐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마지막으로 입찰 제안서를 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등 재무적 투자자(FI) 세 곳과 국내 기업인 넷마블, 카카오 등 전략적 투자자(SI) 두 곳이 최종 인수 후보로 경합을 벌이게 됐다.
매각 대상은 김정주 넥슨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NXC 지분(98.64%)이다. NXC와 매각주관사인 UBS, 도이치증권이 본입찰까지 개별 입찰 참여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은 없었다. 하지만 10조원이 넘는 거래인 만큼 인수 후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전포인트1: 후보 간 이합집산
NXC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경영을 맡아줄 SI가 필수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 분석이다. 던전앤파이터나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기존 게임의 운영뿐 아니라 게임 관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출시, 신규 게임 개발·유통 등에 국내외 게임산업 네트워크와 경영 노하우가 필요해서다. 넷마블과 카카오 위주로 컨소시엄이 구성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두 회사는 인수전 초기부터 국내외 PEF들로부터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자는 러브콜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넷마블은 인수전 초기에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NXC 인수 후 경영 계획에 이견을 보이며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와 재결합 가능성도 있지만 KKR 등 다른 후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는 단독으로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3월 기준으로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이 2조2185억원에 불과한 데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역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수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FI의 자금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관전포인트2: FI 간 연합 성사될까
예상을 깨고 FI끼리 연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PEF 대부분이 NXC가 보유한 일본 넥슨 지분 47.98% 외에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한국 등으로 이전 상장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경우 인수에 드는 돈은 15조원에 달한다. 자금 조달력이 승패의 관건이다. 투자금 회수를 고려하면 대규모 펀드를 보유한 PEF 간 합종연횡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이자 넥슨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을 맡고 있는 텐센트가 우선협상대상자와 연합할 것”이라며 “FI끼리 합종연횡을 하더라도 인수 회사 경영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정주 넥슨 회장이 FI에 회사를 넘기는 것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FI연합이 인수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관전포인트3: 다른 후보 참전 가능성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들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참전할 수 있다. 최근 지오영을 인수하며 조단위 거래를 이끌어낸 블랙스톤이나 카카오모빌리티에 5000억원을 투자한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미국계 대형 PEF들이 컨소시엄 구성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주 회장 등 매각 측에서 아직 해외 SI가 더 참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져 깜짝 인수 후보가 등장할지도 관심사다.
본입찰까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매각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입찰이 다 되도록 거래 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일부 후보는 자금조달 계획마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차, 3차 본입찰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어 거래 성사까지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졌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수 후보들의 피로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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