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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낙붕 최승수 변호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전 학생운동 관련 전과가 있었고, 천상현 변호사는 면접을 앞두고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적었다. 이들은 끝내 소송에서 졌다. 하지만 재야에서 승승장구했다. 천낙붕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이 됐다. 최승수 변호사는 굴지의 로펌인 지평의 파트너 변호사로, 천상현 변호사는 소형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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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부부도 4쌍이나 나왔다. 문혜정 황기선 부장판사 부부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오경미 서울고등법원 판사와 이영욱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부장판사, 문주형 서울고법 판사와 임재동 김앤장 변호사, 왕정옥 수원고등법원 판사와 이숭기 화우 변호사 부부도 ‘연수원 CC(캠퍼스 커플)’다. 노정연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와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남매는 동시에 사시를 합격했고 연수원에도 같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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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25기는 ‘비운의 기수’로 통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25기부터 임명하지 않으면서다. 법원에서 고법 부장판사는 법원장을 맡을 수도 있고 대법관이 되는 필수 코스로 여겨져왔다.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주요 사건들을 많이 맡으면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판사도 여럿이다. 성창호 부장판사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졌을 때 영장전담 판사로 일하면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 1월엔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판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판결문 분석 간담회까지 열어 성 부장판사를 맹비난했다. 그의 판사실에서 장례식 조화가 배달되기도 했다. 성 부장판사는 김 지사 지지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한동안 출퇴근길에 법원으로부터 신변보호를 받았다.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한 수사기록과 영장청구서 등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2016~2018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패전담재판부) 재판장이었던 김세윤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사건들의 1심 재판을 전담하다시피 했다. 그는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는 데다 재판 진행 방식도 ‘선비’, ‘유치원 선생님’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주요 사건에서 보여 준 양형은 매서웠다. 박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24년, ‘비선실세’ 최순실에게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에게는 검찰 구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법정구속시킨 장본인도 김 부장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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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현정부 검찰 권력의 핵심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두 명이 모두 윤씨인 바람에 각각 ‘대(大)윤·소(小)윤’으로 불린다. 윤 국장이 나이도 적고 연수원 기수도 한 기수 늦어 ‘소윤’이다. 윤 국장은 대학때 학생운동을 하느라 사시 합격이 늦었다. ‘조세형사법’ 저자로 ‘조세통’이자 ‘특수통’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마지막 ‘칼잡이’였다. 단군 이래 최대 경제비리 사건으로 불린 저축은행 비리 수사에서 대검 중수부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임종석·서갑원 전 의원 등을 줄줄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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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2011년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를 공동 집필한 김인회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현 정부 검찰개혁 정책의 설계자로 평가받는다. 민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 시민사회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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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경력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활동 중인 25기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는 삼성전자 전무다. 그는 검찰에 있을 때 미국 유학을 가려고 휴직을 신청했는데 정치인 사위라는 이유로 거절 당하는 역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결국 옷을 벗고 삼성 행(行)을 택했다. 양정일 SK케미칼 법무실장은 판사 출신이고, 김윤욱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과 유승엽 삼성 SDI 상무는 검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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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엔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동기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초기에 25기 기수 총무를 맡고, 연수원 수석이었던 유용현 변호사와 동업을 할 정도로 동기들과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뇌물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했다.
최득신 법무법인 평강 대표변호사는 작년 드루킹 댓글 의혹 사건 당시 허익범특별검사팀의 특검보로 활약했다. 디지털 포렌식 수사에서 전문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율촌의 손도일 변호사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세계변호사협회(IBA) 기술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4명이나 나왔다. 제35회 사시 수석인 권영준 교수를 비롯해 노혁준 박준석 윤지현 교수가 모두 25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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