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사 '알짜점포' 새 주인에 롯데·신세계·AK '3파전'

입력 2019-06-03 17:02   수정 2019-06-03 17:23


'알짜점포'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역사 롯데백화점 자리를 두고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맞붙는다. 오는 8월 구로역점을 폐점하는 AK플라자도 도전장을 내밀어 영등포역 민자역사 상업시설의 새 주인 결정 과정은 '3파전'으로 전개된다.

3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영등포역 상업시설 신규 사용인 사업제안서를 받은 결과 롯데쇼핑·신세계·AK플라자 등 3곳이 참여했다. 이번 신규 사용인 모집에선 대규모 점포 운영 경험 등이 자격요건 중 하나로 이미 롯데와 신세계 등의 입찰은 예상됐던 것이다. 공단은 이날 오후 5시에 접수를 마감했다.

현재 사업자인 롯데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신세계가 서울 서남부권 최고 상권으로 꼽히는 영등포역의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영등포역 사업자는 롯데다. 롯데는 1987년부터 정부와 30년 간 영등포역 점용 계약을 맺어 1991년부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는 우량점포다. 명동본점, 잠실점 등에 이어 롯데백화점 안에서는 큰 규모로 꼽힌다.

이번 공모에 참여한 롯데는 우량점포를 지켜내기 위해 향후 진행되는 가격 입찰 시 '고가'를 써내는 것도 불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가 영등포역점 역무시설 등 공사비를 기부채납하는 등 이미 투자분이 있는 것도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신세계는 이번 신규 사업자 선정에 성공해 기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오는 2029년까지 경방과 백화점 위탁운영 계약을 맺은 상태다. 따라서 영등포역사-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 명품관으로 이어지는 초대형 신세계타운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빼앗긴 것도 신세계가 이번 입찰에 강한 승부욕을 불태우는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영등포 강서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지난 35년간 운영해 온 영등포점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는 8월말 구로본점을 폐점하면 서울 서남권에 대형 유통몰이 사라지는 AK플라자도 전담팀을 꾸릴 정도로 이번 영등포역사 사용자 선정에 대한 의지가 강하지만, 향후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력에서 롯데와 신세계에 밀린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인근 신도림디큐브시티점, 목동점이 있는데다 오는 2021년 여의도 파크원점도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에 이미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서울역 상업시설은 기존 운영자인 한화만 제안서를 냈다. 이에 따라 현행 처럼 롯데마트가 계속 위탁운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연매출 약 1500억원으로 전체 롯데마트 중 매출이 상위 5위권이다.

이번 공모는 국유재산법에 따라 경쟁 입찰로 진행되며 사전 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오는 28일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는 6개월간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최대 20년(10년+10년)간 영업할 수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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