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세를 재개했다. 미국 증시가 강한 지지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반도체와 같이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5일 오전 10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52포인트 (0.51%) 오른 2077.4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0.85% 오름세다.
간밤 뉴욕증시가 급등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06% 급등한 25,332.1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2.14%, 2.65% 상승했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컨퍼런스에서 "무역 문제가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며, 항상 그렇듯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현재 경제는 좋지만, 향후 경기가 둔화된다면 좋은 상태 유지를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에 앞서 금리를 내리는 것도 과거 정책 중 하나였다고 밝히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 기대보다 조금 앞선 적극적은 입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든 인하든 인내심을 보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파월 의장이 대응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Fed의 경기방어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 증시는 강한 지지력을 보여줄 것으로 점쳐진다. 김일혁 연구원은 "Fed의 방어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S&P500이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경기둔화 우려가 낮아졌고, 이익전망 하향 가능성도 제한되면서 최근 형성한 저점을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ed 위원들의 발언은 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어 원화 강세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개별 종목으로 실적 개선주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이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1분기 흑자를 이어간 것과 달리 웨스턴 디지털과 도시바 메모리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고점 대비 많이 하락했지만 웨스턴 디지털의 주가는 2017년 초 대비 50% 수준으로, 업황에 대한 논의보다 다음 사이클에서 누가 가격을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생산적"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 업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자동차들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차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승영 연구원은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순이익률이 올해 1분기 2%대로 다시 밀렸고, 르노는 2017년 하반기 9%를 넘었던 순이익률이 작년 하반기 4.9%로 반토막이 났다"며 "현대차는 미국에 생산설비가 있고 매출 비중도 국내와 미국 중국 등으로 분산돼 있어, 유럽 자동차에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의 관세 방어력이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코스닥 실적 개선주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3개년 코스닥 유니버스(분석종목군) 내 실적 모멘텀 팩터의 1개월 및 3개월 변화 상위 종목의 성과는 2분기 실적발표 초입 시기인 6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 강한 모습이 관찰된다"며 "코스닥 실적개선주는 6월부터 7월까지 3.8% 상승하면서 코스닥지수보다 더 높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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