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한 남편 때문에 홀로 아이를 출산한 후 우울 증세가 온 A씨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최근 A씨는 출산 예정일보다 일주일 빨리 아이를 낳게 됐다. 건강하게 아이를 품에 안기는 했지만 A씨는 분노와 우울감에 휩싸였다. 술자리에 나간 남편이 외박을 하면서 홀로 병원을 찾아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평소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A씨의 남편은 약속 자리에 나가기 전, A씨에게 술을 조금만 마시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난 탓에 생각보다 과한 음주를 하게 됐고, 집에 가는 게 무리가 돼 새벽에 혼자 근처 모텔에서 잠을 잤다.
그 사이 A씨는 진통이 오고 양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급한 마음에 남편한테 30통 넘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친정과 시댁, 친구들 모두 먼 곳에 살아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A씨는 혼자 119를 불러 병원에 갔다. 서러운 마음에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 A씨는 친정 부모님한테 저화를 걸어 병원에 와 달라고 부탁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당장 보호자의 서명이 필요했다. 부모님이 병원으로 오고 있는 중이었지만 아직 도착을 하지 못해 서명을 해줄 사람조차 없었다. 심해지는 진통에 심적인 부담까지 더해져 A씨는 더욱 괴로웠다.
남편은 아이를 낳은 후에 도착했다. 뒤늦게 휴대전화를 보고 헐레벌떡 뛰어온 남편은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술을 많이 마시니 깊은 잠에 들었고, 휴대전화가 진동상태라서 연락이 온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당초 출산 예정일이 다음 주였기에 이런 일이 발생할 줄 몰랐다면서 계속 사과했지만 A씨의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세상에 술 먹고 자느라 아내가 출산하는데 안 온 남편은 자신의 남편 외에는 없을 것 같았다.
A씨는 도저히 남편을 용서할 수 없었다.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보니 앞길이 막막해 망설여졌다. 그럼에도 출산 당시에 모텔에서 잠을 자고 있었을 남편의 모습은 떠나지 않고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계속되는 심리적 압박감에 A씨는 몸과 마음이 모두 상했다. 남편을 향한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고, 이는 산후우울증으로까지 이어졌다. 갓 태어난 아이를 보며 A씨는 남편과의 관계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무리 애주가인 사람이라도 와이프 출산 한 달 전이면 출장도 겨우 가더라", "나 같으면 분통 터져서 못 살 것 같다", "아무리 술을 많이 먹는 사람도 모텔 가서 자는 경우는 드물다", "이래서 출산 앞둔 마지막 달은 약속이 있어도 얼굴만 비추고 들어와야 한다", "출산이 임박했는데 술 먹을 생각이 드는지 의문이다", "집 놔두고 모텔 가서 잔 것부터 전화를 30통이나 못 받은 것까지 다 말이 안 된다", "마지막 달에 불러내서 술 먹이는 친구들도 다 글렀다", "택시 타고 집에 가면 될 것을 외박은 왜 하냐"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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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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