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벤처 탐방 - 트래볼루션
배인호 대표의 자신감
[ 이선우 기자 ] “내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입니다.”
서울 청계천로 관광네트워크센터에서 만난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35·사진)의 목소리와 표정에선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올 3월 투어·액티비티 유통관리 플랫폼인 ‘뱅크 오브 트립’ 개발을 마쳤다”며 “투어·액티비티의 천국으로 불리는 동남아시아를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로 도약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말했다.
해외 관광청에서 근무하던 배 대표가 2014년 설립한 트래볼루션은 인바운드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주요 관광지 입장권과 체험상품 등 단품 투어·액티비티 상품을 공급하는 관광벤처회사다.
2014년 서울의 단품 투어·액티비티 상품을 모바일과 온라인에 모아 시작한 ‘서울패스’ 서비스는 지금까지 2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했다. 서울관광재단과는 교통카드형 투어패스인 ‘디스커버서울 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판로 확보와 홍보에 애를 먹는 단품 투어·액티비티 공급자와 클룩, 트립어드바이저, 익스피디아, 갭유어가이드 등 글로벌 OTA를 연결해주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단품 투어·액티비티 공급자가 판로를 확보하려면 글로벌 OTA를 하나씩 접촉해야 하지만 트래볼루션 플랫폼을 이용하면 성격과 타깃에 맞는 OTA를 찾고 여러 판매채널을 한번에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서울패스와 뱅크 오브 트립 등 트래볼루션의 투어·액티비티 플랫폼은 “단순히 상품을 모아놓은 쇼핑몰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투어·액티비티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기능에 홍보부터 예약, 판매, 정산 등 전 유통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공급자용 채널 매니저 서비스(CMS)가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업 초기엔 투어·액티비티 상품 모으기에만 집중했어요. 그러다 공급자들이 판매채널 확보뿐 아니라 각 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예약을 관리하고 정산하는 일에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들인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부터 관리·유통 시스템이 포함된 플랫폼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배 대표는 뱅크 오브 트립을 지난 5년간 단품 투어·액티비티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농축된 회심의 역작으로 꼽으며 동남아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기대했다. 그는 “패키지여행 수요가 대부분인 국내와 달리 미주와 유럽은 동남아 여행의 대부분이 자유여행 형태를 띠고 있다”며 “투어·액티비티의 높은 수요와 달리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한 동남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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