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역분쟁 최대 피해국
대부분 악재 코스피지수 반영
[ 임동률 기자 ] “한국은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미·중 무역분쟁의 최대 피해국이 될 전망입니다. 반도체 경기 둔화로 기업 이익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취약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에도 상황 개선은 어려워 보이지만 자동차나 해운(벌크) 위주로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습니다.”(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8일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 ‘2019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세계 보호무역주의로 세계 경제 위축이 우려된다며 실적이 버티는 경쟁력 있는 종목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 안팎으로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이를 선반영하고 있어 시장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국내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박스권에서만 움직이는 ‘재미없는 시장’이어도 한두 차례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기와 환율 등은 시장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인 만큼 시스템 리스크 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고환율 효과를 보고 있는 자동차산업과 업황이 좋은 벌크 위주의 해운, 가치가 저평가돼 상승 여력이 있는 제약사 위주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연자로 나선 박제영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지난달 말부터 선물시장에서 미결제 약정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향후 변곡점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라며 “최근 달러 강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를 자극하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차장은 주식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조언했다. 그는 “시장 흐름을 읽기 위해선 주도주와 뉴스 흐름에 주목해야 하는데 증권사 데일리를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기업 실적과 차트를 동시에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 중 어느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고 두 개를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며 “차트가 좋아도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실적을 꼭 확인해야 실패 확률을 좀 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당사국 모두 경제환경이 어려워지고 미국 중앙은행(Fed)도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울 때는 동종 업종 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을 막으려는 기관은 하반기에 사활을 걸고 수익률 방어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익이 호전되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관 매수 집중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파트너는 글로벌 주도권을 잡은 5세대(5G) 이동통신 관련주와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폴더블폰 관련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 호전 관련주로 인터로즈, 탑엔지니어링, JYP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았다. 5G 관련주로는 가온미디어, 와이솔 등을 추천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하반기 주식투자 전략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 200여 명이 몰렸다. 50~60대 중·장년뿐 아니라 젊은 부부와 대학생도 다수 참석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 박종태 씨는 “전문가들로부터 세계 경기 전망과 증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투자 전략을 짜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9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는 오는 15일 대구 엑스코, 29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잇따라 열린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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