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인인권센터, 검찰에 고발…경찰로 수사지휘
천재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이 매니저에게 착취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진박은 과거 조울증(양극성장애) 등을 앓아 소속사로부터 학대에 가까운 대우를 받은 바 있다. 김모(59) 매니저는 그런 유진박의 복귀를 도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유진박의 매니저 김 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는 매니저 김씨가 유진박 명의로 1억 800만 원어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 600만 원을 횡령했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또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센터는 유진박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MBC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고발하게 됐다.
유진박은 미국 명문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이름을 날렸다.
마이클잭슨 내한공연 등 내로라하는 무대마다 공연을 선보이며 입지를 굳혔고 한 달 공연 스케줄만 100여개, 천만 원에 육박하는 개런티로 나날이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2009년 노예계약 파문, 2013년 곱창집 연주 사건이 불거지면서 그가 오랜기간 앓았던 조울증을 공개하며 '비운의 천재'라는 대중의 눈초리를 감당해내야 했다.
MBC 측은 10일 방송되는 ‘MBC스페셜-천재 유진박 사건 보고서’를 통해 매니저 김씨와 유진박에 둘러싼 의혹들을 파헤친다.
유진박은 인터뷰 때마다 원하는 연주를 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과 매니저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유진박의 실제 통장잔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그 주범으로 김씨가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매니저 김씨는 1990년대 유진박의 전성기를 도왔고, 여러 어려움을 겪은 후 15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한 방송에 출연한 유진박은 "김 매니저와의 재회는 나의 꿈"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김씨는 유진박에 대해 "줄리어드 1학년 때부터 양극성 장애, 조울증를 심하게 겪었다. 1년의 사이클이 돌아온다. 1년에 1~3주 정도 연주하기 힘들 정도로 조울증이 온다"며 "(조울증은) 충분히 조절하면 공연이 가능하다. 그동안 다른 매니저들이 유진의 병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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