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제보 사용 문제삼았지만
경찰 조직 내부에서 무마됐다고 주장
현직 경찰이 버닝썬 수사 과정에 대한 내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경찰은 버닝썬에 대한 부실 수사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경찰서 소속 A 경위는 곽정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과 이재훈 강남경찰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진정을 냈다. 이에 경찰은 정당한 절차였을 뿐 문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A 경위는 지난 4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파견돼 경찰과 클럽 버닝썬의 유착의혹, 탈세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수사 초기 광수대 소속 B 경위와 강남서 소속 C 경사가 허위 제보를 해 초동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고, 제보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하자 강남경찰서장과 지능범죄수사대장이 이유 없이 막아섰다는 게 A 경위의 주장이다.
B 경위는 전직 경찰 강모 씨가 버닝썬 공동대표에게 2000만 원을 받아 부하 직원인 이모 씨를 통해 강남서에 전달했다는 첩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C 경사는 버닝썬 직원 이 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B 경위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A 경위는 B 경위, C 경사와 이 씨 사이 청탁 정황을 포착하고, 첩보가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강남경찰서장과 지능범죄수사대장이 막아섰고, 이후 강남경찰서 민원상담센터로 발령을 받아 수사 업무에서 배제됐다는 게 A 경위의 입장이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경찰 수사 시스템상 특정한 첩보입수자 개인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는 건 아니다"며 "구체적 증거의 신빙과 첩보 내용의 타당성에 대해 단계별 검토를 거쳐 수사가 진행된다"고 피력했다.
또한 예정보다 빨리 지원업무가 해제된 것에 대해서도 "A 경위에게 강 씨 관련 첩보가 조작됐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제보자를 요구했지만 밝힐 수 없다고 거부했고, 지수대 업무지원 목적(아레나 관련 수사 등)에 맞지 않아 절차에 따라 업무지원을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사건은 폭행 사건으로 시작해 마약, 성폭행, 경찰 유착 의혹까지 번졌다. 하지만 경찰 유착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선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면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승리와 동업자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경찰총경'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과 유인석 전 대표, 승리는 아직도 검찰에 송치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최종훈, 정준영 등 다른 단톡방 멤버들이 구속된 것과 달리 승리와 유인석 전 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영장이 기각된 후 경찰은 이들의 소환조사 없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승리는 구속영장 기각 후 체육관을 찾아 운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공분을 자아냈다. 당시 경찰은 "승리 입대 전인 6월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경찰에 넘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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