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파업 참가율 32%→14%로 '뚝'

입력 2019-06-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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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파업동참 닦달해도
노조원 '외면'

파업 염증에 속속 현장복귀



[ 강현우/도병욱 기자 ] 대우조선해양 인수 반대를 명분으로 내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파업이 갈수록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집행부가 노조원에게 ‘휴가를 내고 파업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내리는 등 불법성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근로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노조 집행부의 전면파업 지침을 거부하고 생산라인에 복귀하는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원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0일 4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노조는 오는 14일까지 매일 4시간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전면파업(8시간)과 부분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날 파업 참가 인원을 1200여 명으로 파악했다. 전체 조합원 8500여 명의 14.1% 수준이다. 파업 참가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달 31일에도 2700명으로 31.8%에 그쳤다. 지난 3일 전면파업 참가자는 1800여 명으로 줄었다. 부분파업으로 전환한 4일에는 1600여 명, 5일에는 1500여 명, 7일에는 1300여 명으로 파업 참가인원이 감소하는 추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휴가를 쓰고 파업에 참여하라’고 노조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파업’을 내걸었으나 실상은 ‘집단 휴가’라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중공업 파업이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사전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법으로 보고 있다. 불법 파업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파업 참가 노조원 대부분이 개인 휴가를 쓰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업에 불참한 노조원들은 정상적으로 조업하고 있다. 휴일 특근도 하고 있다.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에는 2600여 명이 특근했다. 토요일인 8일과 일요일인 9일에는 각각 2000여 명, 200여 명이 특근에 참여했다.

파업 이탈자가 늘어나자 일부 강성 노조원이 파업 불참자를 폭행·협박하는 ‘노노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내 소식지를 통해 “형식과 명분에 얽매여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노사가 합심해 위기 극복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르노삼성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전면파업을 고집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시큰둥하다. 이날 조합원 1843명 가운데 파업 참여자는 699명(약 38%)에 불과했다. 조합원의 62%가량이 파업을 거부했다. 파업 불참 노조원 수는 5일 노조 집행부의 전면파업 선언 이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회사 측은 매일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강현우/도병욱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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