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는 그대로인데 임금피크제 적용은 헌법 위반"…서울교통공사 노조, 국가인권위에 진정

입력 2019-06-10 17:43   수정 2019-06-10 18:13


서울교통공사의 한 해 적자가 53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는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위반’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과 업무는 그대로인 채 임금만 삭감(임금피크제)한 결과, 같은 부서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들과 비교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임금피크제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임금피크제가 평등권을 명시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를 이유로 임금을 불리하게 주는 것은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인권위법과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한 고용촉진법에도 어긋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기관 내부에서 해결하라고만 하고 있다”며 “총파업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만 58세부터 정년인 만 60세까지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60년생인 만 58세 직원은 임금피크제 1년차에 해당돼 총 급여의 10%가 감액된다. 임금피크제 2년차인 만 59세에는 전체 연봉의 20%가 줄어든다. 임금피크제를 철회하면 공사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156억원이다.

한편 노조 측은 정부 측에 인건비를 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각 공기업은 행안부 지침에 따라 임금피크제 반대 급부로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행안부는 이들을 일반정원이 아닌 별도정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인건비 총액이 정해진 상황에서 이들을 별도정원으로 분류한 탓에 신규 일반정원 채용 및 임금 인상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이 노조 측의 불만이다. 노조는 정부가 별도정원을 일반정원으로 재분류해 공사 측에 인건비를 더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업장 단위 노사협상으로 해법 도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올해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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