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근 기자 ] ‘천재 골퍼’의 독주냐, ‘잠룡’들의 반란이냐….
‘제5대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챔피언’을 놓고 국내 최강 챔프들이 격돌한다. ‘골프 마니아의 성지’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가 무대다. 올해 우승을 신고한 챔프들은 포천힐스 대회의 초대 챔피언을 꿰차 멀티챔프 반열에 오른다는 각오다. 가장 먼저 시즌 3승 고지를 점령한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20)의 기세도 뜨겁다.
‘멀티 챔프’ 내가 먼저
이번 시즌 1승씩을 챙긴 ‘싱글 챔프’ 그룹에는 김지현(28)이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지난 5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406일 만에 통산 5승을 거두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곧이어 열린 E1채리티오픈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2주 연속 우승 경쟁을 펼치며 물오른 샷감을 확인했다. 이번 시즌 평균 타수 22위(71.4815), 그린 적중률 9위(77.5720)로 까다로운 포천힐스CC 코스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다.
4월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우승컵에 입 맞춘 통산 5승의 조정민(25)도 최혜진의 독주를 견제할 대항마로 꼽힌다. 올 시즌 평균 퍼팅 4위(29.8846), ‘톱10’ 피니시율 4위(40.0000)의 기량을 앞세워 상금 랭킹 3위(약 2억9605만원)를 달리고 있다. 김보아(24)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대회를 통산 3승 무대로 삼을 기세다. 4월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 준우승, 5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우승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40위(72.0370)에 그치지만 평균 퍼팅은 10위(30.0690)를 기록 중이다. 언제든 우승 경쟁이 가능한 기량이다.
장하나(27)는 이번 시즌 아직 우승과 연이 닿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통산 10승을 달성한 노련함과 정교한 샷이 강점이다. 그린 적중률 2위(81.9923)의 ‘송곳 아이언’을 앞세워 포천힐스CC의 좁고 굴곡이 심한 페어웨이를 요리할 전망이다.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에쓰오일챔피언십에서 한 타 차로 최혜진에게 내준 우승을 설욕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젠 우리 차례”…무서운 루키들
이번 시즌 국내에서 열린 10개 대회 중 3개는 최혜진의 독무대였다. 나머지 7개 중 2개가 루키 몫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날개’를 달기 위해선 최혜진의 벽을 넘어 2승 이상의 승수를 올려야 한다.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을 제패한 조아연(19)이 대표 주자다. 지난주 막을 내린 에쓰오일챔피언십에서도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선두와 3타 차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신인상 포인트 1096으로 시즌 내내 1위를 질주 중이다. 톱10 피니시율 2위(60.0000), 대상포인트 3위(1840), 그린 적중률 10위(77.3810) 등 루키답지 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평균 타수 2위(70.4286)로 이 부문 최정상인 최혜진(70.3103)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한 방’이 가능한 선수라는 평이다.
‘작은 거인’ 이승연(21)도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조아연과 함께 데뷔 첫해 우승을 챙긴 ‘무서운 루키’ 중 한 명이다. 신인왕 포인트 2위(802)로 ‘1인자’가 되기 위해선 이번 대회 우승이 절실하다. 드라이브 비거리 2위(258.5278m)를 자랑하는 장타에 정확성을 가미해야 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페어웨이가 좁고 굴곡이 심한 포천힐스는 정교함과 힘이 결합한 ‘올라운드 플레이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골프 마니아들이 “14개 클럽을 모두 잘 써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평가하는 배경이다.
최근 2주 연속 우승 경쟁을 펼친 이소미(20)는 이번 대회를 생애 첫승 무대로 삼는다는 각오다. E1채리티오픈에서는 난생처음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데 이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도 우승 경쟁을 벌였다. 임희정(19)과 박현경(19)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대회에서 루키로서 생애 첫승에 도전한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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