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기자 ] 장상욱 JNT그룹 회장(사진)의 보물 1호는 연구노트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작성한 연구노트는 50여 권에 달한다. 권당 A4용지 200장은 족히 되는 분량이다. 30여 년간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노트에 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 기술에 대한 아이템별 핵심 공정과 설비 노하우, 개선 방법 등을 빼곡히 메모했다. 틈만 나면 새로운 기술을 상상하고 기록한다. 현장을 다녀온 뒤에도 문제점과 개선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장 회장은 올초 임직원에게 ‘2025년 매출 2조원’이라는 JNT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 때까지 그의 연구노트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환갑의 나이에도 수학 문제 푸는 것을 좋아한다. 논리적으로 추론해 해답을 알아내는 과정을 즐긴다. 그는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만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많지 않다”며 웃었다.
JNT그룹은 일반인에겐 다소 낯설다. 계열사들은 전기·전자산업에 적용되는 부품과 소재를 생산해 대기업에 공급한다. 지난해 기준 그룹 매출은 약 3500억원이고 올해 목표는 5000억원으로 잡았다.
JNT그룹의 모태는 장 회장이 1986년 설립한 진우엔지니어링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반도체,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에서 자동화 제조설비 수요가 급증해 각종 기계설비, 공정, 플랜트 단위 설계, 제조 등을 해 왔다.
1999년 설립된 JNTC(옛 협진공업)는 휴대폰에 들어가는 커넥터(전자 연결 부품)와 스마트폰 및 자동차용 곡면 커버글라스 전문기업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통신 속도와 대량의 데이터 전송을 위해 스마트폰 측면 버튼을 없앤 곡면 커버글라스를 세계 처음으로 출시했다. JNTC 베트남생산법인은 글로벌 업체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하순 공장을 추가로 준공, 월 500만 개 이상의 스마트폰용 곡면 커버글라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JNTC는 하반기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JNTC에서 분사한 JNTG는 수소경제 시대를 겨냥, 녹색에너지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용 데코레이션 필름, 카메라 윈도, 고경도 윈도 모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JNTS, 전자부품 도금 전문기업 코메트 등이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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