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인 KT&G가 부동산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담배시장이 정체되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는 것. 최근 3년 새 부동산 투자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다.
12일 KT&G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T&G의 부동산 자산규모(공정가치)는 1조3259억원이다. 전년(1조1368억원)보다 16.6% 증가했다. 2015년 5785억원에 비하면 129.2%나 늘었다.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수익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KT&G의 지난해 부동산 영업이익은 752억3900만원으로 전년(366억600만원)보다 105.4% 늘었다. 올 1분기에만 부동산 영업이익이 278억8700만원에 달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부동산 영업이익이 예고된 상태다.
KT&G는 주로 과거 담배공장 부지들을 개발해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2012년 안동원료공장 부지를 개발해 안동센트럴자이를 건설했고, 2016년 전주공장부지에 SK뷰를 지어 분양을 완료했다.
2018년 대구공장 부지에는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1005세대, 오피스텔 240세대, 상가 80세대를, 최근에는 수원 화서동에 있는 수원공장 부지에 수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와 도시공원(약 3만평)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분양을 마친 수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는 전체 2355세대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27.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계약분 청약도 마감해 100% 분양을 마감했다는 설명이다.
호텔과 복합쇼핑몰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글로벌 호텔체인인 메리어트와 손잡고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남대문 호텔을 열었다. 소유는 KT&G가 하고 운영은 메리어트가 맡고 있다. 2014년에는 세종시 종합정부청사 앞 상업용지 공모사업에 도전해 상업, 업무시설 및 주거형 오피스텔을 신축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신세계프라퍼티와 합작사를 설립해 KT&G의 옛 수원 연초제조장 부지에 스타필드 수원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입에도 뛰어들었다.
KT&G의 부동산 투자 확대는 담배시장 정체에 따른 것이다. KT&G의 담배 판매량은 정부의 금연정책 시행 등으로 2016년 452억 개비, 2017년 435억 개비, 2018년 404억 개비로 매년 감소세다.
주력인 담배를 제외한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분기 말 기준 46%에 이를 만큼 수익구조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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