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욱 기자 ] 일본 최대 전력회사인 도쿄전력홀딩스가 전기차(EV)용 충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주요 도시 곳곳에 설치된 전봇대를 충전시설로 활용해 EV 충전시설 보급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전봇대를 활용한 급속 EV 충전기 시스템을 개발했다.
많은 양의 전기가 짧은 시간에 흐르는 EV 충전기는 안전상 이유로 통상 땅 속에 전선을 매설하는 형태가 많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개발한 부착식 충전기는 전봇대에서 전력을 바로 끌어다 쓸 수 있다. 이 덕분에 설치 비용이 기존 EV 충전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회사 측은 도쿄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100여 대를 우선 설치한 뒤 향후 수백 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심 곳곳에 촘촘하게 설치돼 있는 전봇대를 활용하는 만큼 고객 접근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V 보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도쿄전력은 기대했다. 충전시설 보급 확대를 위해 도쿄전력은 주택 근처 전봇대를 충전시설로 활용할 경우 해당 주택의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또 택배 회사와 연계해 택배용 EV 트럭이 지역별로 효율적인 충전을 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은 주요 공공시설과 신축 맨션(한국의 아파트에 해당) 주차장, 일부 주택 등에 EV 급속 충전기가 8000대가량 설치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충전시설이 부족한 탓에 EV 보급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력요금 자유화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도쿄전력으로선 EV 충전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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